「원효의 ?미타증성게?와 보조지눌」을 읽고
1. 인연
김호성 선생님으로부터 “미타증성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으나 선생님의 논문을 읽기 전에는 구체적으로 몰랐습니다. 선생님이 손수 논문을 출력해주셔서 당일 읽게 되었습니다.
불교한문번역에 관심이 있는 저로서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메타번역의 논문이라고 이름 지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은 8구로 된 「미타증성게」 한문 원문을 이 논문 머리말에서 제시했을 때 먼저 드는 생각은 “이 정도의 한문을 오역하는 것이 가능이나 할까?”였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어려운 한자가 있거나 어려운 구문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고 더욱이 김상현 선생님-?화엄경문답華嚴經問答?을 번역하신 적 있습니다-이나 보광스님-?정법안장?을 번역하신 적 있습니다-같은 분의 해석(“선행연구”라고 써있습니다만)이 이미 있다고 앞선 요약문에서 알려주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다음의 전개가 기대될 수 밖에 없었고 그 방법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2. 한국불교전서 해당 부분
한국불교전서(1권 843쪽)에는 다음과 같이 「미타증성게」가 나오는데 각주에 “지눌이 지은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에 나온다.”라는 말이 덧붙어 있습니다.
한국불교전서 4권 753쪽 1단을 찾아가면 과연 「미타증성게」가 인용되어 나옵니다. 다만 한 글자가 차이가 납니다. 1권에는 “具修淨行離諸穢”라고 나오는데 정작 그 출전에 가보면 “具修淨業離諸穢”라고 되어 있습니다.
선생님(이하 저자 또는 이름만으로 대신합니다)또한 논문에서 “정업”으로 보았습니다.
한국불교전서 4권에 수록된 관련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又末後摠判門:
若推宿世 唯漸無頓之說 不無(第三五張)疑焉
何者
若依此文 如言取意則 過去唯有漸敎漸熏故 今生頓入之者 皆是權敎漸修 功熟廻心之機 永無從具縛地 直進機也
如此則權敎所明三賢十地 一一歷修然後 成佛者 機敎相應故 漸修頓悟等 是乃眞實
而華嚴所明初發心時 便成正覺然後 歷修階位者 有敎無機 故頓悟漸修返爲虛矣.
何故圭峰自言 若知頓悟漸修兩門 得見一切賢聖之軌轍耶. 非但如此.
曉公法師 亦有「彌陁證性偈」 深明往古諸佛 先悟後修之門 而今盛行于世 如云
乃往過去久遠世 有一高士號法藏
初發無上菩提心 出俗入道破諸相
雖知一心無二相 而愍群生沒苦海
起六八大超誓願 具修淨業離諸穢 是也(?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 한국불교전서 4권753쪽1단)
3. 논문의 목차
이 논문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Ⅰ. 머리말
Ⅱ. 보조가 ?미타증성게?를 인용하는 맥락
Ⅲ. ?미타증성게?의 화엄적 해석
1. ?미타증성게? 속의 돈오점수와 화엄
2. 제8구 해석의 문제
Ⅳ. ?미타증성게?와 ?무량수경?의 거리
1. ?무량수경?의 경증(經證) 검토
2. 원효의 ?무량수경? 이해
Ⅴ. 맺음말
4. ?미타증성게? 과목
저자는 ?한국불교전서? 1권에 2구씩 짝지어져 있는 것을 1구씩 내려펼쳐 보이고 “구조(=과목科目)”를 다음과 같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乃往過去久遠世------주인공소개 ┐
내왕과거구원세 ----┐
有一高士號法藏------주인공소개 ┘
유일고사호법장 ├ 돈오-자리행-왕상회향---┐
初發無上菩堤心------정각 ┐
초발무상보리심 -----┘
出俗入道破諸相------정각 ┘
출속입도파제상 ├--아미타불
雖知一心無二相------정각 ┐
수지일심무이상 -----┐
而愍群生沒苦海------제도중생
이민군생몰고해 ├ 점수-이타행-환상회향---┘
起六八大超誓願------제도중생
기육팔대초서원 -----┘
具修淨業離諸穢------제도중생 ┘
구수정업이제예
*주인공소개(2구), 정각(3구), 제도중생(3구)로 나누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5. 저자의 새로운 번역과 그 맥락
위의 과목을 기초로 저자는 기존 번역의 잘못을 지적하며 게의 주요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달리 번역하고 있습니다.
初發無上菩堤心
出俗入道破諸相
위없는 보리심 처음 내고서
속세 나와 도에 들고 모든 상 파했네(김상현 번역)
처음으로 무상의 보리심을 발해서
속세를 나와서 도에 들어서 모든 상을 파했네.(보광 스님 번역)
위없는 보리심을 처음 발했을 때,
(곧바로) 세속을 벗어나 모든 상이 부서진 도에 들었네.(김 호성 번역)
起六八大超誓願
具修淨業離諸穢
크고도 뛰어난 사십팔원을 세우고서
정업 갖추어 닦아 온갖 더러움 여의었네.(김상현 번역)
그는 마흔여덟 가지 최상의 서원을 세우고서
모든 청정한 행위들을 완벽히 계발하고, 모든 허물들은 다 내다버렸네.(로버트 버스웰)
마흔여덟 가지 크고 초월적인 서원을 일으켜서
하나하나 정업을 닦아서 모든 더러움을 떠나게 하네.(보광 스님)
....................................................................
..........(중생들로 하여금) 온갖 더러움 떠나게 하였네.(김호성)
위의 “初發無上菩堤心 出俗入道破諸相”에 대한 저자의 번역에서는 발심과 출속, 입도, 파상에 시간적 순서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이 다른 번역과 다른 점입니다.
이렇게 해석하는 근거는 지눌 스님이 ?미타증성게?를 인용하는 맥락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돈오점수와 점수돈오 중에서 돈오점수를 옹호하며 지눌 스님이 인용하는 맥락이 그것입니다.
논문에 그 맥락 부분의 번역이 있어 한문에 맞춰 짝지우면 다음과 같습니다.
又末後摠判門 若推宿世 唯漸無頓之說 不無(第三五張)疑焉
(만약 전생까지 미루어서 생각해본다면, 오직 점수만 있을 뿐 돈오는 없지 않느냐 라고 –어떤 사람들은-의혹을 낸다.)
何者 若依此文 如言取意則過去 唯有漸敎漸熏故 今生頓入之者 皆是權敎漸修 功熟廻心之機 永無從具縛地 直進機也
(과거에서부터 오직 점교의 점진적인 훈습에 의해서 금생에 몰록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면, 이는 모두 권교에서 말하는 바 점수로 공이 익었을 때 마음을 돌리는 근기(를 위한 것일)뿐이지 영원히 속박에 얽매여있는 지위로부터 곧바로 나아가는 근기(를 위한 수행/가르침)는 없게 될 것이다.)
如此則權敎所明三賢十地 一一歷修然後 成佛者 機敎相應故 漸修頓悟等 是乃眞實
而華嚴所明初發心時 便成正覺然後 歷修階位者 有敎無機 故頓悟漸修返爲虛矣.
(만약 그렇다면, 권교에서 박힌 삼현십지를 하나하나 다 닦은 연후에 성불하는 것은 근기와 가르침이 상응하기 때문에 점수돈오 등은 진실하며, 오히려 화엄경에서 밝힌 것처럼 처음으로 발심을 했을 때 문득 정각을 이루고, 그 연후에 (삼현십지와 같은) 계위들을 하나하나 닦는 것은 (경전에서 설하고 있으니) 가르침은 있지만 (그러한 가르침을 실천하는) 근기는 없게 되고 말 것이니, 오히려 돈오점수가 거짓된 것이 될 터이다.)
何故圭峰自言 若知頓悟漸修兩門 得見一切賢聖之軌轍耶.(-권교의 입장처럼 점수돈오가 맞고, 화엄에서 말하는 돈오점수가 거짓된 것이라면- 어찌 규봉이 스스로 “만약 돈오와 점수의 두 가지를 알게 되면 모든 성현들이 걸어갔던 길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겠는가.)
* 종밀의 《中華傳心地禪門師資承襲圖》에 이 부분과 관련된 부분은 “諸教開張。禪宗撮略。撮略者。就法有不變隨緣二義。就人有頓悟漸修兩門。二義顯。即知一藏經論之旨歸。兩門開。則見一切賢聖之軌轍。”입니다.
非但如此
(비단 이 분(규봉종밀)만 그런 것은 아니다).
曉公法師 亦有彌陁證性偈 深明往古諸佛 先悟後修之門 而今盛行于世 如云
(효공법사에게도 또한 ?미타증성게?가 있어서 과거의 모든 부처가 먼저 깨닫고 나서 뒤에 닦았음을 깊이 밝히고 있다. 지금 세상에 성행하고 있으니, 다음과 같다.)
乃往過去久遠世 有一高士號法藏 初發無上菩提心 出俗入道破諸相
雖知一心無二相 而愍群生沒苦海 起六八大超誓願 具修淨業離諸穢
是也(?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 한국불교전서 4권 753쪽 1단)
*“不無(第三五張)疑焉”에 대해 “나(지눌 스님)에게는 의심이 없지 않다.”라고, 또 “今生頓入之者”에 대해서는 “금생에 몰록 들어간 사람”이라고 읽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지 궁금해집니다.
6. 나오며
저자의 이 논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미타증성게?와 그 번역이고 또 하나는 ?미타증성게?와 ?무량수경?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는 이 논문의 앞부분에 해당되고 또 하나는 이 논문의 뒷부분에 해당됩니다. 이 독후감은 논문의 앞부분과 관련된 것입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독후감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합니다. 다만 번역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고 그 차이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족하나마 이렇게 올리며 또한 일독을 권합니다.
乃往過去久遠世
아주 오래고 먼 지난 과거세에
有一高士號法藏
법장이라는 고결한 인물이 있었네
初發無上菩提心 出俗入道破諸相
위없는 보리심을 처음 발했을 때,
(곧바로) 세속을 벗어나 모든 상이 부서진 도에 들었네.(굵은 글씨 김 호성 번역)
雖知一心無二相 而愍群生沒苦海
비록 두 상이 없는 일심을 알았지만
중생이 고해에 빠져있는 것을 가엾이 여겨
起六八大超誓願 具修淨業離諸穢
위대하고도 탁월한 48서원을 일으키고 정업을 갖추어 닦아
(중생들로 하여금) 온갖 더러움 떠나게 하였네.(굵은 글씨 김호성 번역)
「원효의 ?미타증성게?와 보조지눌」을 읽고
1. 인연
김호성 선생님으로부터 “미타증성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으나 선생님의 논문을 읽기 전에는 구체적으로 몰랐습니다. 선생님이 손수 논문을 출력해주셔서 당일 읽게 되었습니다.
불교한문번역에 관심이 있는 저로서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메타번역의 논문이라고 이름 지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독후감을 적습니다. 당일 적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한문입력 등이 시간이 걸려 이제야 일본불교사 공부방에 올립니다.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은 8구로 된 「미타증성게」 한문 원문을 이 논문 머리말에서 제시했을 때 먼저 드는 생각은 “이 정도의 한문을 오역하는 것이 가능이나 할까?”였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어려운 한자가 있거나 어려운 구문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고 더욱이 김상현 선생님-?화엄경문답華嚴經問答?을 번역하신 적 있습니다-이나 보광스님-?정법안장?을 번역하신 적 있습니다-같은 분의 해석(“선행연구”라고 써있습니다만)이 이미 있다고 앞선 요약문에서 알려주고 있었으니까요.
2. 한국불교전서 해당 부분
한국불교전서(1권 843쪽)에는 다음과 같이 「미타증성게」가 나오는데 각주에 “지눌이 지은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에 나온다.”라는 말이 덧붙어 있습니다.
한국불교전서 4권 753쪽 1단을 찾아가면 「미타증성게」가 인용되어 나옵니다. 다만 한 글자가 차이가 납니다. 1권에는 “具修淨行離諸穢”라고 나오는데 정작 그 출전에 가보면 “具修淨業離諸穢”라고 되어 있습니다.
선생님(이하 저자 또는 이름만으로 대신합니다)또한 논문에서 “정업”으로 보았습니다.
한국불교전서 4권에 수록된 관련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又末後摠判門
若推宿世 唯漸無頓之說 不無(第三五張)疑焉
何者
若依此文 如言取意則 過去唯有漸敎漸熏故 今生頓入之者 皆是權敎漸修 功熟廻心之機 永無從具縛地 直進機也
如此則權敎所明三賢十地 一一歷修然後 成佛者 機敎相應故 漸修頓悟等 是乃眞實
而華嚴所明初發心時 便成正覺然後 歷修階位者 有敎無機 故頓悟漸修返爲虛矣.
何故圭峰自言 若知頓悟漸修兩門 得見一切賢聖之軌轍耶. 非但如此.
曉公法師 亦有「彌陁證性偈」 深明往古諸佛 先悟後修之門 而今盛行于世 如云
乃往過去久遠世 有一高士號法藏
初發無上菩提心 出俗入道破諸相
雖知一心無二相 而愍群生沒苦海
起六八大超誓願 具修淨業離諸穢 是也(?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 한국불교전서 4권753쪽1단)
3. 논문의 목차
이 논문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Ⅰ. 머리말
Ⅱ. 보조가 ?미타증성게?를 인용하는 맥락
Ⅲ. ?미타증성게?의 화엄적 해석
1. ?미타증성게? 속의 돈오점수와 화엄
2. 제8구 해석의 문제
Ⅳ. ?미타증성게?와 ?무량수경?의 거리
1. ?무량수경?의 경증(經證) 검토
2. 원효의 ?무량수경? 이해
Ⅴ. 맺음말
4. ?미타증성게? 과목
저자는 ?한국불교전서? 1권에 2구씩 짝지어져 있는 것을 1구씩 내려펼쳐 보이고 “구조(=과목科目)”를 다음과 같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乃往過去久遠世------주인공소개 ┐
내왕과거구원세 ----┐
有一高士號法藏------주인공소개 ┘
유일고사호법장 ├ 돈오-자리행-왕상회향---┐
初發無上菩堤心------정각 ┐
초발무상보리심 -----┘
出俗入道破諸相------정각 ┘
출속입도파제상 ├--아미타불
雖知一心無二相------정각 ┐
수지일심무이상 -----┐
而愍群生沒苦海------제도중생
이민군생몰고해 ├ 점수-이타행-환상회향---┘
起六八大超誓願------제도중생
기육팔대초서원 -----┘
具修淨業離諸穢------제도중생 ┘
구수정업이제예
5. 저자의 새로운 번역과 그 맥락
위의 과목을 기초로 저자는 기존 번역의 미비점을 지적하며 게의 주요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달리 번역하고 있습니다.
初發無上菩堤心
出俗入道破諸相
위없는 보리심 처음 내고서
속세 나와 도에 들고 모든 상 파했네(김상현 번역)
처음으로 무상의 보리심을 발해서
속세를 나와서 도에 들어서 모든 상을 파했네.(보광 스님 번역)
위없는 보리심을 처음 발했을 때,
(곧바로) 세속을 벗어나 모든 상이 부서진 도에 들었네.(김 호성 번역)
起六八大超誓願
具修淨業離諸穢
크고도 뛰어난 사십팔원을 세우고서
정업 갖추어 닦아 온갖 더러움 여의었네.(김상현 번역)
그는 마흔여덟 가지 최상의 서원을 세우고서
모든 청정한 행위들을 완벽히 계발하고, 모든 허물들은 다 내다버렸네.(로버트 버스웰)
마흔여덟 가지 크고 초월적인 서원을 일으켜서
하나하나 정업을 닦아서 모든 더러움을 떠나게 하네.(보광 스님)
....................................................................
..........(중생들로 하여금) 온갖 더러움 떠나게 하였네.(김호성)
위의 “初發無上菩堤心 出俗入道破諸相”에 대한 저자의 번역에서는 발심과 출속, 입도, 파상에 시간적 순서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이-(8구 "離諸穢"의 주체를 중생으로 명확히 한 것과 함께)- 다른 번역과 다른 점입니다.
이렇게 해석하는 근거는 지눌 스님이 ?미타증성게?를 인용하는 맥락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돈오점수와 점수돈오 중에서 돈오점수를 옹호하며 지눌 스님이 인용하는 맥락이 그것입니다.
논문에 그 맥락 부분의 번역이 있어 한문에 맞춰 짝지우면 다음과 같습니다.
又末後摠判門 若推宿世 唯漸無頓之說 不無(第三五張)疑焉
(만약 전생까지 미루어서 생각해본다면, 오직 점수만 있을 뿐 돈오는 없지 않느냐 라고 –어떤 사람들은-의혹을 낸다.)
何者 若依此文 如言取意則過去 唯有漸敎漸熏故 今生頓入之者 皆是權敎漸修 功熟廻心之機 永無從具縛地 直進機也
(과거에서부터 오직 점교의 점진적인 훈습에 의해서 금생에 몰록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면, 이는 모두 권교에서 말하는 바 점수로 공이 익었을 때 마음을 돌리는 근기(를 위한 것일)뿐이지 영원히 속박에 얽매여있는 지위로부터 곧바로 나아가는 근기(를 위한 수행/가르침)는 없게 될 것이다.)
如此則權敎所明三賢十地 一一歷修然後 成佛者 機敎相應故 漸修頓悟等 是乃眞實
而華嚴所明初發心時 便成正覺然後 歷修階位者 有敎無機 故頓悟漸修返爲虛矣.
(만약 그렇다면, 권교에서 박힌 삼현십지를 하나하나 다 닦은 연후에 성불하는 것은 근기와 가르침이 상응하기 때문에 점수돈오 등은 진실하며, 오히려 화엄경에서 밝힌 것처럼 처음으로 발심을 했을 때 문득 정각을 이루고, 그 연후에 (삼현십지와 같은) 계위들을 하나하나 닦는 것은 (경전에서 설하고 있으니) 가르침은 있지만 (그러한 가르침을 실천하는) 근기는 없게 되고 말 것이니, 오히려 돈오점수가 거짓된 것이 될 터이다.)
何故圭峰自言 若知頓悟漸修兩門 得見一切賢聖之軌轍耶.
(-권교의 입장처럼 점수돈오가 맞고, 화엄에서 말하는 돈오점수가 거짓된 것이라면- 어찌 규봉이 스스로 “만약 돈오와 점수의 두 가지를 알게 되면 모든 성현들이 걸어갔던 길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겠는가.)
* 종밀의 《中華傳心地禪門師資承襲圖》에 이 부분과 관련된 부분은 “諸教開張。禪宗撮略。撮略者。就法有不變隨緣二義。就人有頓悟漸修兩門。二義顯。即知一藏經論之旨歸。兩門開。則見一切賢聖之軌轍。”입니다.
《中華傳心地禪門師資承襲圖》卷1:「諸教開張。禪宗撮略。撮略者。就法有不變.隨緣二義。就人有頓悟.漸修兩門。二義顯。即知一藏經論之旨歸。兩門開。則見一切賢聖之軌轍。」(CBETA, X63, no. 1225, p. 34, a11-13 // Z 2:15, p. 436, c11-13 // R110, p. 872, a11-13)
非但如此
(비단 이 분(규봉종밀)만 그런 것은 아니다).
曉公法師 亦有彌陁證性偈 深明往古諸佛 先悟後修之門 而今盛行于世 如云
(효공법사에게도 또한 ?미타증성게?가 있어서 과거의 모든 부처가 먼저 깨닫고 나서 뒤에 닦았음을 깊이 밝히고 있다. 지금 세상에 성행하고 있으니, 다음과 같다.)
乃往過去久遠世 有一高士號法藏 初發無上菩提心 出俗入道破諸相
雖知一心無二相 而愍群生沒苦海 起六八大超誓願 具修淨業離諸穢
是也(?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 한국불교전서 4권 753쪽 1단)
*“不無(第三五張)疑焉”에 대해 “나(지눌 스님)에게는 의심이 없지 않다.”라고, 또 “今生頓入之者”에 대해서는 “금생에 몰록 들어간 사람”이라고 읽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지 궁금해집니다.
6. 나오며
저자의 이 논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미타증성게?와 그 번역이고 또 하나는 ?미타증성게?와 ?무량수경?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는 이 논문의 앞부분에 해당되고 또 하나는 이 논문의 뒷부분에 해당됩니다. 이 독후감은 논문의 앞부분과 관련된 것입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독후감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합니다. 다만 번역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고 그 차이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족하나마 이렇게 올리며 또한 일독을 권합니다.
미타증성게
「원효의 미타증성게와 보조지눌」을 읽고
김호성선생님으로부터 “미타증성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으나 선생님의 논문을 읽기 전에는 구체적으로 몰랐습니다. 선생님이 손수 논문을 출력해주어서 당일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선생님이 쓰신 논문 중 가장 재미있는 논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선생님이 먼저 미타증성게 한문 원문을 보여주시고 계신데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이 정도의 한문을 오역하는 것이 가능이나 할까?”였습니다. 더욱이 김상현 선생님이나 보광스님 같은 분의 해석(“선행연구”라고 써있습니다만)이 이미 있다고 앞선 요약문에서 알려주고 있으니까요.
한국불교전서(1권 843쪽)에는 다음과 같이 미타증성게가 나옵니다.
彌陀證性偈
1彌陀證性偈
釋元曉
乃往過去久遠世 有一高士號法藏
初發無上菩提心 出俗入道破諸相
雖知一心無二相 而愍群生沒苦海
起六八大超誓願 具修淨行離諸穢
<주석>
{1}出於知訥撰法集別行錄節要並入私記.
선생님은 머리말에서 미타증성가(彌陀證性歌)를 다음과 같이 한 줄로 행갈이하며 보여주고 있습니다.(한글독음은 제가 따로 붙인 것입니다.)
乃往過去久遠世
내왕과거구원세
有一高士號法藏
유일고사호법장
初發無上菩堤心
초발무상보리심
出俗入道破諸相
출속입도파제상
雖知一心無二相
수지일심무이상
而愍群生沒苦海
이민군생몰고해
起六八大超誓願
기육팔대초서원
具修淨業離諸穢
구수정행이제예
저는 제시된 위 게를 읽으며 “옛적에 법장이라 불리는 스님이 있었는데 처음에 발보리심하고 세속을 떠나 도에 들어가 여러 상을 깨뜨렸다. 비록 일심에 두 가지 상이 없는 것을 알았지만 중생이 고행에 빠져있는 것을 가엾이 여겨 마흔 여덟 가지의 크고 뛰어난 서원을 일으켜 정업을 갖추어 닦아 모든 더러움을 떠났다.” 정도로 이해하였다.(아무 생각 없이 김상현 선생님처럼 읽은 셈이다.) 한국불교전서 1권과 4권에 미타증성게가 나오는데 김호성 선생님은 지눌이 인용하고 있는 텍스트를 모범으로 삼았다. 1권과 4권에 나오는 미타증성게의 차이는 정행이냐 정업이냐 하는 것 밖에는 없다. 논문 2장에는 보조가 미타증성게를 인용하는 앞부분을 살피고 있다. 아래 번역부분은 이 논문에서 저자가 번역한 것을 옮겨 적은 것이다.
又末後摠判門 若推宿世 唯漸無頓之說(만약 전생까지 미루어서 생각해본다면, 오직 점수만 있을 뿐 돈오는 없지 않느냐) 不無(第三五張)疑焉(라고 –어떤 사람들은-의혹을 낸다.) 何者 若依此文 如言取意則過去 唯有漸敎漸熏故 今生頓入之者 皆是權敎漸修 功熟廻心之機 永無從具縛地 直進機也(과거에서부터 오직 점교의 점진적인 훈습에 의해서 금생에 몰록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면, 이는 모두 권교에서 말하는 바 점수로 공이 익었을 때 마음을 돌리는 근기(를 위한 것일)뿐이지 영원히 속박5에 얽매여있는 지위로부터 곧바로 나아가는 근기(를 위한 수행/가르침)는 없게 될 것이다.) 如此則權敎所明三賢十地 一一歷修然後 成佛者 機敎相應故 漸修頓悟等 是乃眞實 而華嚴所明初發心時 便成正覺然後 歷修階位者 有敎無機 故頓悟漸修返爲虛矣.(만약 그렇다면, 권교에서 박힌 삼현십지를 하나하나 다 닦은 연후에 성불하는 것은 근기와 가르침이 상응하기 때문에 점수돈오 등은 진실하며, 오히려 화엄경에서 밝힌 것처럼 처음으로 발심을 했을 때 문득 정각을 이루고, 그 연후에 (삼현십지와 같은) 계위들을 하나하나 닦는 것은 (경전에서 설하고 있으니) 가르침은 있지만 (그러한 가르침을 실천하는) 근기는 없게 되고 말 것이니, 오히려 돈오점수가 거짓된 것이 될 터이다.) 何故圭峰自言 若知頓悟漸修兩門 得見一切賢聖之軌轍耶.(-권교의 입장처럼 점수도온가 맞고, 화엄에서 말하는 돈오점수가 거짓된 것이라면- 어찌 규봉이 스스로 “만약 돈오와 점수의 두 가지를 알게 되면 모든 성현들이 걸어갔던 길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겠는가.) 非但如此(비단 이 분(규봉종밀)만 그런 것은 아니다).
曉公法師 亦有彌陁證性偈 深明往古諸佛 先悟後修之門 而今盛行于世 如云(효공법사에게도 또한 ?미타증성게?가 있어서 과거의 모든 부처가 먼저 깨닫고 나서 뒤에 닦았음을 깊이 밝히고 있다. 지금 세상에 성행하고 있으니, 다음과 같다.)
乃往過去久遠世
有一高士號法藏
初發無上菩提心
出俗入道破諸相
雖知一心無二相
而愍群生沒苦海
起六八大超誓願
具修淨業離諸穢 是也(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 4권753쪽1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