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只待速死 빨리 죽기만 기다릴 뿐

VIS VITALIS 2022. 11. 5. 21:53

氣力備盡... 呼哭呼哭 只待速死而已

 

 

十六日丙子。陰雨。曳船移泊中方浦。靈柩上轝。行還本家。望里慟裂。如何可言。至家成殯。雨勢大作。南行亦迫。呼哭呼哭。只待速死而已。天安倅還歸。

 

1597년 10월 14일 막내 아들 면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던 날 새벽에는 말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었고, 전사소식을 전하는 서신을 받아들었을 때는 “봉투를 뜯지도 않았는데, 뼈와 살이 먼저 떨렸다”라며 소리높여 울었다. 

十四日辛未。晴。

四更。夢余騎馬行邱上。馬失足落川中而不蹶。末豚葂似有扶抱之形而覺。不知是何兆耶。

夕。有人自天安來傳家書。未開封。骨肉先動。心氣慌亂。粗展初封。見䓲(이 순신의 둘쨰 아들 이 예)書則外面書痛哭二字。知葂戰死。不覺墮膽失聲。痛哭痛哭。天何不仁之如是耶。我死汝生。理之常也。汝死我生。何理之乖也。天地昏黑。白日變色。哀我小子。棄我何歸。英氣脫凡。天不留世耶。余之造罪。禍及汝身耶。今我在世。竟將何依。號慟而已。度夜如年。

十四日辛未  四更 夢余騎馬行丘上 馬失足落川中 而不蹶 末豚葂似有扶抱之形而覺 不知是何兆耶 晩裵助防及虞候李義得來見 裵奴自嶺南來傳賊勢 黃得中等來告 司奴姜莫只稱者 多畜牛隻 故十二隻牽去 夕有人 自天安來傳家書 未開封 骨肉先動 心氣慌亂 粗展初封見䓲書 則外面書慟哭二字 心知葂戰死 不覺墮膽 失聲痛哭痛哭 天何不仁如是耶 肝膽焚裂焚裂 我死汝生 理之常也 汝死我生 何理之乖也 天地昏黑 白日變色 哀我小子 棄我何歸 英氣秀脫凡 天不留世耶 余之造罪 禍及汝身耶 今我在世 竟將何依 欲死從汝地下 同勢同哭 汝兄汝妹汝母 亦無所依 姑忍延命 心死形存 號慟而已 號慟而已 度夜如年 度夜如年 是二更雨作

 

14 신미 맑다. 밤 두 시쯤 꿈에, 내가 말을 타고 언덕 위로 가는데, 말이 발을 헛디디어 냇물 가운데로 떨어졌으나쓰러지지는 않고, 막내 아들 면이 끌어안고 있는 것 같은 형상이었는데 깨었다. 이것은 무슨 징조인지 모르겠다. 저녁나절에 배 조방장과 우후 이의득李義得이 와서 봤다. 배 조방장의 종이 영남에서 와서 적의 형세를 전했다. 황득중黃得中 등은 와서 아뢰기를 내수사의 종 강막지姜莫只라는 자가 소를 많이 기르기 때문에 열 두마리를 끌고 갔다고 했다. 저녁에 어떤 사람이 천안에서 와서 집안 편지를 전했다. 봉한 것을 뜯기도 전에 뼈와 살이 먼저 떨리고 정신이 아찔하고 어지러웠다. 대충 겉봉을 뜯고 둘째 아들의 편지를 보니, 겉에 통곡 두 글자가 씌어 있어 면이 전사했음을 짐작했다. 어느새 간담이 떨어져 목놓아 통곡, 통곡하였다. 하늘이 어찌 이다지도 인자 하지 못하는고! 간담이 타고 찢어지는 것 같다. 내가 죽고 너가 사는 것이 이치가 마땅하거늘, 너가 죽고 내가 사니, 이런 어그러진 이치가 어디 있는가! 천지가 깜깜하고 해조차 빛이 변했구나. 슬프다, 내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남달리 영특하여 하늘이 이 세상에 머물러 두지 않은 것이냐? 내 지은 죄가 네 몸에 미친 것이냐? 내 이제 세상에 살아 있어본들 앞으로 누구에게 의지할꼬! 너를 따라 같이 죽어 지하에서 같이 지내고 같이 울고 싶건마는 네 형 네 누이 네 어머니가 의지할 곳이 없으니, 아직은 참으며 연명이야 한다마는 마음은 죽고 형상만 남아 있어 울부짖을 따름이다. 하룻밤 지내기가 일년 같구나. 이날 밤 열시쯤에 비가 왔다.

 

李忠武公全書卷之九 附錄一 行錄[從子正郞芬http://db.itkc.or.kr/inLink?DCI=ITKC_MO_0232A_0120_010_0010_2000_A055_XML

10월 14일 공이 우수영에 있다가 아들 면이 죽었다는 기별을 들었는데 면은 공의 막내아들로서 용기와 지혜가 있고 또 말타기활쏘기에도 능하여 공은 늘 자기를 닮았다고 사랑해 왔던 것이다그 해 9월에 어머님을 모시고 아산 본가에 가 있다가 왜적들이 여염집을 분탕질한다는 말을 듣고 달려나가 싸우다가 길에서 복병의 칼에 찔려 죽은 것이다공이 그 기별을 듣고 너무 애통한 나머지 그로부터는 정신이 날마다 쇠약해 갔다그 뒤에 공이 고금도古今島에 진을 치고 있던 어느 날 낮잠이 어슴푸레 들었는데 면이 앞으로 와서 슬피 울면서 하는 말이저를 죽인 왜적을 아버지께서 죽여주십시오.』 하니공은 대답하되네가 살았을 때 장사였는데 죽어서는 적을 죽일 수가 없느냐?』 하고 물었더니대답하기를제가 적의 손에 죽었기 때문에 겁이 나서 감히 죽이지를 못하옵니다.』 하였다이 말을 듣고 공이 문득 깨어 일어나 곁엣 사람들을 보고내 꿈이 이러이러하니 웬 일인고?』 하며 슬픔을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고 그대로 팔베개를 베고 눈을 감았더니 몽롱한 가운데 면이 또 와서 울며 아뢰는 말이아버지로 자식의 원수를 갚는 일에 저승과 이승이 무슨 간격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원수를 같은 진 속에 두어 두고 제 말을 예사로 듣고 죽이지를 않는다니요.』 하면서 통곡하고 가버리므로 공이 깜짝 놀라서 물으니 과연 새로 잡혀 온 왜적 하나가 배 속에 갇혀 있다 하므로 공의 명령으로 그 놈의 소행 내력을 물었더니 바로 면을 죽인 그놈일시 조금도 틀림이 없으므로 동강내어 죽이라 명령하였다.

 

 

조금 더 찾다보니 어우야담에도 똑같은 이야기가 적혀져 있었습니다.

 

임진왜란 때 통제사 이순신 군대가 한산도에 주둔하고 있었다이순신 아들은 충청도에서 싸우다가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이순신은 아들의 죽음을 모르고 있는데충청도 방어사가 왜적을 사로잡아 한산도로 압송해 왔다이날 밤 이순신의 꿈에 아들이 피투성이가 되어 나타나, “잡아온 왜적 13명 속에 나를 죽인 적이 끼어 있다.”고 말했다이어 아들 죽음의 부고가 왔다이순신이 잡혀온 왜적들에게, “어느 날 충청도 어디에서 흰 무늬가 있는 붉은 말을 탄 사람을 너희들이 죽이고 그 말을 빼앗았는데지금 그 말이 어디에 있느냐하고 추궁했다그러자 왜적 중 한 사람이, “어느 날 흰 무늬 있는 붉은 말 탄 소년이 우리 군중으로 돌진해 3,4명을 죽이기에 풀숲에 복병해 있다가 습격해 죽이고 그 말은 진장陳將에게 바쳤다.” 하고 대답했다이순신은 통곡하고 그 왜적을 죽이라 명하고는아들 혼백을 불러 글을 지어 제사했다.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number=116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