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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을 옮긴 까닭/박현수

VIS VITALIS 2019. 10. 3. 23:31

[오후 한 詩]천국을 옮긴 까닭/박현수

나도 죽었으면 좋겠어
일곱 살짜리 아들의 말이다

하늘나라로 가서
달래 만나고 싶어

문득 죽은 강아지가 생각나는 모양이다

아내는 재빨리 수정한다
달래는
우리 마음속에 있어

어디, 여기에?
아이는 제 가슴을 가리키며 묻는다

어디 바다나 산에 뿌리지
하는 말에,
잊을 것 같아서, 하던 아내는

책꽂이 한켠에 놓인
강아지 유골함을 보며 더 말이 없다



■'속다짐'이라는 단어가 있다. '마음속으로 하는 다짐'을 뜻한다. 그래서 예컨대 '평생을 두고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우리는 흔히 '마음속에 새기겠다'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런데 좀 궁금하다. '마음속'이라는 게 진짜로 있다면 '마음'은 공간적인 맥락을 지니게 될 뿐더러 어떤 외피가 되고, 또한 과연 그렇다면 '마음' '속'에 '마음' 혹은 그에 상당하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말이 된다. 사전을 찾아봐도 그렇다. '마음'은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이라는 뜻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라는 의미도 있고, 사람의 생각, 감정,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 잡는 '공간이나 위치'를 가리키기도 한다고 적혀 있다. 정말 헷갈린다. 물론 '마음'이나 '마음속'은 관념이나 추상이며 일종의 비유라고 말하면 그만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래도 여전히 알쏭달쏭하다. 마음아, 도대체 넌 어디에 있니? 채상우 시인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8020606275651833

[오후 한 詩]천국을 옮긴 까닭/박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