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루이제 린저
사람들은 완전히 자기 자신일 때만이 행복하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되려고 하지 않을 때가 바로 자기 자신이 되는
때이다.
에고이스트란 자기의 자아를 유별나게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갖고자 원하면서 그것을 찾아 자기에게로 끌어 잡아 다니려 하나 뜻대로 못 갖는 사람이다.
에고이스트들은 불행하다. 그들은 항상 확증을 갖고 싶어하며 몹시
예민하다. 그래서 어떤 비평의 그림자도 그들에게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항상 자기 자신이 중요하다. 여러분들도 그런 사람들을 알고 계시리라
나는 믿는다. 그리고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기를 나는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나 항상 그런 시기를 갖고 있고 또 그것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들은 다른 사람의 무관심에도 마음이 상해 스스로 업신여김을 당한 것처럼 느낀다. 따라서 행복할 때가
없다.
나는 다음과 같은 때 행복을 느낀다. 행복을 바라지 않거나,
일에 몰두하거나, 다른 사람에 대한 걱정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시간이 없을 때가 바로 행복하다.
요컨대
어떤 인간이나 어떤 사건에 자신을
완전히 잃었을 때 나는 행복하다.
사람들은 완전히 자기 자신일 때만이 행복하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되려고 하지 않을 때가 바로 자기 자신이 되는 때이다. 그러므로 정신과 의사나 고해신부나 모든 의사들은 소위 불행하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충고를 해 준다. 자기 자신에 몰두하기보다는 차라리 어떤 다른 사람에게 몰두하고 어떤 사건에 몸을 맡겨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도록 하라고
충고한다.
어느 때가 가장 행복할 때인가. 사랑을 할 때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랑이 시작되는 시기에 가장 행복하다. 그리고 아무것도 원하지 않을 때,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고 어떤 다른 존재나 타인에 대한 순수한
기쁨에 충만했을 때이다.
만일 사랑이 그렇게 계속되면 불행한 사람이나 파경에 이르는
결혼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
자기를 찾을 때
타인을 소유하고 제어해서 자신의 육체나 정신적 욕구를 위해 이용하고자 할 때
불행은
시작된다.
첫사랑과 더불어 대개 행복은 시작된다. 낙원이란 사람들이 완전히
자기를 잃고 상대를 똑같이 사랑할 때에 가능하다고 나는 믿는다. 죄악은 항상 새로이 되풀이 되나 우리들은 항상 새롭게 인내와 노력과 체념을 통해
그 낙원을 다시 만들어 낼 수가 있다. 말하자면 사랑하는 그대에게 우리 자신을 잊어버리는 일을 배운다. 물론 자신을 잃는다는 것은 자신을
포기한다는 것이 아니다.
순수하게 사랑하는 자들은 항상 제 3의 대상, 말하자면 사랑 그
자체를 갖고 있다. 자신들에의 그런 사랑은 참과 비교할 수가 있다. 그대에게 헌신한다는 것은 단순히 자기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게 자기를
잃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