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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절경(解節經)

VIS VITALIS 2017. 8. 29. 11:40

불설해절경(佛說解節經)

진(陳) 진제(眞諦) 한역

김성구 번역

1. 불가언무이품(不可言無二品)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 바가바(婆伽婆)께서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 머무시면서 큰 비구들 9만 9천 명과 함께하셨는데, 모두가 아라한(阿羅漢)으로서 모든 누(漏:번뇌)가 다하였으며, 할 일은 이미 다하여 모든 무거운 짐을 버렸으며 자기의 이익을 얻어 모든 유(有:존재)의 매듭[結:번뇌]을 다하였으며,

마음이 해탈을 잘 얻었으며, 자재를 잘 얻었으며,

사마타(奢摩他)와 비바사나(毘婆舍那)를 잘 얻었으니,

그 이름은 정명아야교진여(淨命阿若矯陳如)의 무리와 나아가 아라나(阿羅那)삼매의 선정에 머무른 수보리(須菩提) 등이었다. 다시 큰 비구니들 3만 6천 명과도 함께하셨는데, 마하파사파제(摩訶婆沙婆提)와 나아가 발타가비라(跋陀迦比羅) 비구니들이 상수(上首)가 되었다.

또 한량없고 셀 수 없는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가 있었으니,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 등이 상수가 되었고, 또 보살마하살 무량 백천(百千)과 이 현겁(賢劫) 가운데의 많은 보살들로서 혹은 이 땅에 머무르고 혹은 딴 곳에서 왔으니, 일생보처(一生補處)인 미륵보살(彌勒菩薩)과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과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등이 상수가 되었다. 모두 매우 깊은 법성(法性)을 통달하였고, 길들여 교화하기 쉽게 하였으며, 선행(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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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을 평등하게 하였으며, 보살도를 닦아서 일체 중생의 참된 선지식이 되었으며, 걸림 없는 다라니를 얻어서 물러나지 않는 법륜(法輪)을 굴렸으며, 이미 한량없는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니, 이러한 무리들이 모두 다 모여 들었다.

그때 여리정문(如理正問)보살이 능해심심의절(能解甚深義節)보살에게 물었다.

“불자여, 일체의 법은 둘이 없다 하니,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

능해심심의절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일체의 법이란 이 두 가지에 지나지 않으니, 이른바 소작(所作:有爲)과 비소작(非所作:無爲)입니다. 소작이란, 소작도 아니고 비소작도 아니요, 비소작이란 비소작도 아니고 또한 소작도 아닙니다.”

여리정문보살이 물었다.

“불자여, 어떻게 소작이 소작도 아니고 비소작도 아닙니까? 그리고 비소작이 비소작도 아니고 또한 소작도 아닙니까?”

능해심심의절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소작이라는 것은 대사(大師: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의 언구(言句)이니, 만약에 이것이 대사의 바른 가르침의 언구라면, 곧 세간에서 주장하는 언설(言說)이어서 분별로부터 일어난 것입니다. 이 세간의 언설이 만약 분별에서 일어났다면, 갖가지 분별과 말한 것이 한결같음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소작이 아닙니다.

선남자여, 비소작이라는 것도 언교(言敎)에 속하며, 포섭되는 것입니다. 만약 어떠한 법이 소작과 비소작을 떠났을지라도 그 법도 또한 그렇고[如是], 또한 그러합니다. 만약 이러하다면, 대사(大師)의 설교가 가히 뜻[義]이 없겠습니까? 뜻이 없지 않을 것이니, 만약 뜻이 있다면 뜻의 모습이 어떠하겠습니까?

이른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본체(本體)이어서 오직 성인의 분별없는 지견(知見)만으로 깨달을 수 있는 것인데, 남들로 하여금 이러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본체를 깨닫게 하려고 하시는 까닭에 대사께서 이러한 언교(言敎)를 말씀하시니, 이러한 법을 소작(所作)이라 합니다.

선남자여, 비소작이라는 것도 대사의 바른 가르침의 언구(言句)이니, 만약 이것이 대사의 바른 가르침의 언구라면, 이는 세간에서 세운 말들이라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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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이 말들이 만약 분별에서 일어난 것이라면, 갖가지 분별과 말한 것이 한결같음이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니, 그런 까닭에 비소작이 아닙니다.

선남자여, 소작이라는 것도 언교에 속하여 포섭되니, 만약 어떠한 법이 비소작과 소작을 떠났다 할지라도 이 법은 또한 그렇고 또한 그러합니다. 만약 그러하다면, 대사의 설법이 가히 이치가 없겠습니까?

이치가 없지 않을 것이니, 만약 이치가 있다면 그 모습이 어떠하겠습니까? 이른바 말로 못할 본체이어서 오직 성인의 분별없는 지견(知見)으로만 깨달을 수 있는 것인데, 남들로 하여금 이러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본체를 깨닫게 하려고 하신 까닭에 대사께서 언교를 말씀하시니, 이른바 이것이 법의 비소작입니다.

선남자여, 마치 재주 있는 요술쟁이[幻師]나 그의 제자가 네거리에서 풀잎사귀나 나무ㆍ돌 따위를 취하여 한곳에 모으고 갖가지 허깨비의 일을 나타내되, 코끼리 군사[象兵]ㆍ말 군사[馬兵]ㆍ수레 군사[車兵]ㆍ걷는 군사[步兵]와 마니(摩尼)ㆍ진주(眞珠)ㆍ산호(珊瑚)ㆍ옥석(玉石)ㆍ창고(倉庫) 따위를 청하니, 만약 거기에 있던 사람들이 어린이나 범부(凡夫)나 어리석고 삿된 지식(知識)을 가진 이라면 풀잎 따위가 허깨비의 근본임을 알지 못하고, 자기들이 보거나 들은 것을 사유하되, ‘실제로 이러한 코끼리나 말 따위의 네 가지 병졸이나 창고가 있다’고 여깁니다. 혹은 보거나 혹은 들은 것을 능력에 따라 집착하여 보고 들으며,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것은 진실이 아니다’라고 하면, 그 사람은 다시 거듭 사량하여야 합니다.

만약 거기에 있던 사람들이 어린이나 범부나 어리석고 삿된 지식을 가진 이가 아니라면, 이러한 풀잎 따위가 허깨비의 근본임을 알고, 혹은 보거나 혹은 들은 것을 사유하되, ‘이들 코끼리나 말 따위의 물건과 창고들은 없다’고 생각하고, 이 사람은 혹은 보거나 혹은 들은 것을 능력에 따라 집착하지 않고 보고 들으며, ‘내가 생각하는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것은 진실이 아니다. 비록 세간의 말을 따랐으나 진실한 이치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라고 하면, 이 사람은 다시 거듭 사량하기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어린이나 범부들은 세간을 벗어나는 진여의 성스러운 지혜[聖慧]를 얻지 못하였으며, 모든 법의 말할 수 없는 본체를 알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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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까닭에, 이 사람이 만약 모든 법의 소작(所作)과 비소작(非所作)을 혹은 보거나 혹은 듣고서 사유하되, ‘실제로 이러한 모든 법의 소작과 비소작이 있다’고 할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볼 수 있고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혹은 보거나 혹은 들은 것을 능력에 따라 집착하여 보고 들으며,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것은 진실이 아니다’라고 할 것이니, 이 사람은 마땅히 거듭 사량하기를 필요로 할 것입니다. 만약 어떠한 사람들이 어린이나 범부가 아니어서 이미 진실을 보았고, 세간을 벗어나는 진여의 성스러운 지혜를 얻었으며, 이미 모든 법의 말할 수 없는 본체를 알았으므로, 혹은 보거나 혹은 들은 것을 사유하되, ‘보고 아는 것과 같은 모든 법의 소작과 비소작은 모두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요,

다만 거짓된 모습만이 있다. 분별에서 일어난 허깨비의 일이 범부의 마음을 속이는데, 이 가운데 소작과 비소작의 이름과 나머지 여러 이름이 일어났구나’라고 할 것입니다. 이 사람이 보거나 들은 것에 집착하지 않고, ‘이것만이 진실하고 다른 것은 진실이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으면, 비록 세간의 말을 따랐으나, 진실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므로 이 사람은 거듭 사유할 필요가 없습니다.

선남자여, 이와 같이 하여 성인이 성스러운 지견(知見)을 말미암아 이미 말할 수 없는 본체를 깨닫고, 다른 이들로 하여금 법의 실상을 보게 하고자 하는 까닭에 가르침의 구절[句]을 말씀하시니, 이른바 이것이 소작과 비소작 따위입니다.”

그때 능해심심의절보살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의 말씀하신 말이 끊긴 법

두 가지가 아니며 범부 경계 아니네.

어리석은 범부는 그 속에 홀려

두 갈래를 연(緣)하여 희론 일삼네.

삿된 결정을 결단하지 못해

항상 모든 유(有:존재)에 바퀴 도나니

지혜 있는 사람은 보고 들음 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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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의 참된 이치 고르라.

2. 과각관경품(過覺觀境品)

그때 담무갈(曇無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사바세계로부터 동쪽으로 가장 먼 극동(極東)의 세계에서 다시 77항하사(恒河沙) 수의 세계를 지나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은 선명문(善名聞)이요, 부처님의 명호는 광대선문(廣大善聞)이며, 가타(伽陀)를 닦는 이의 머무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어느 때 그 부처님 처소에 갔다가 그 가운데 어느 한 지방에 77천(千)의 외도들이 스승을 앞에 하고 모여 앉아서 모든 법의 실상을 사량(思量)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외도들이 헤아리고 사량하여[稱量] 모든 법의 실상을 간택(簡擇)하고 안립(安立)하되, 그가 배운 것에 의하여 실상을 구하고 찾았으나 얻을 수 있는 이가 없었습니다. 갖가지 집착을 일으켜 서로서로 어기며 다투더니, 나중에는 입으로 나쁜 말을 하다가 마침내 칼이나 지팡이로 서로서로 상처를 입히고 제각기 흩어졌습니다.

제가 이를 보고 이러한 생각을 하였습니다. ‘희유하고 희유하다. 모든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이여,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말미암아 각(覺)과 관(觀)의 경계를 넘어서는 깊고 깊은 법상(法相)을 통달하고 깨달아서 모두 드러나게 하리라’ 하였습니다.”

보살이 말을 마치자,

부처님께서 곧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법상(法上)이여, 이러한 실상은 각과 관을 넘어서는 경계이다. 나는 깨달은 뒤에 남을 위해 해설하고 바른 교법을 세워 열어 보이고 드러나게 하려고 뜻을 얕고 쉽게 하였다. 왜냐하면 내가 말한 진실은 다만 성인 스스로가 증득하고 본 것이지만, 만약 범부의 각과 관의 경계라면 자타(自他)가 가히 깨달을 것이기 때문이다.

법상이여, 이러한 까닭으로써 마땅히 알아야 하니, 실상은 일체의 각과 관의 경계를 넘어선다.

법상이여, 내가 말한 진실은 모습이 아닌 행처(行處:대상의 세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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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의 각과 관은 모양을 연하는 행처이니, 이러한 뜻으로 마땅히 알라. 실상은 각과 관의 경계를 넘어선다.

법상이여, 내가 말한 진실은 가히 말로 못하거니와, 일체 각과 관은 다만 말을 말미암는다. 그러므로 알라. 실상은 각과 관의 경계를 넘어선다.

법상이여, 내가 말한 진실은 네 가지 일이 끊어졌으니, 이른바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이다. 일체의 각과 관은 네 가지 일을 연(緣)하여 일어난다.

법상이여, 내가 말한 진실은 모든 다툼을 멀리하였지만, 일체의 각과 관은 다툼의 경계이다. 이러한 이치로써 마땅히 알라. 실상은 각과 관의 경계를 넘어선다.

법상이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한평생 수명이 다하도록 쓴맛만을 먹었는데, 다시 꿀 따위의 단 맛을 깨닫거나 헤아리거나 기억한다고 하면, 이는 그럴 리가 없다. 또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항상 욕진(欲塵)을 즐겨 욕진의 뜨거움에 태워졌는데, 다시 대상[塵]의 모습을 연하지 않고 안에 의지하여 여의는 즐거움을 깨닫거나 헤아리거나 기억한다고 하면, 이는 그럴 리가 없다.

법상이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항상 다투는 말과 삿된 말과 희롱하는 말을 즐겼는데, 다시 성스럽고 잠잠한 선정[定]을 깨닫거나 기억한다고 하면, 이는 그럴 리가 없다.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을 항상 즐기고 항상 행하였는데, 이 네 가지 일이 끊어지고 신견(身見)이 멸한 것이 반열반(般涅槃)임을 깨닫거나 헤아리거나 기억한다고 하면, 이는 그럴 리가 없다.

법상이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항상 재물을 쌓고자 정벌(征伐)하기를 좋아하였는데, 북쪽 울단월(鬱單越)에는 내 것이라는 것이 없고, 모아 쌓아 놓는 것[積蓄]이 없으며, 서로 다투지 않는 것이 이 현전(現前)의 법락(法樂)이라는 것을 깨닫거나 헤아리거나 기억한다고 하면, 이는 그럴 리가 없다.

법상이여, 이러한 모든 사람이 각(覺)과 관(觀)의 경계에 있으면서, 다시 각과 관의 경계가 아닌 것을 생각하거나 헤아리거나 기억한다고 하면, 이는 그럴 리가 없다.”

부처님께서 경을 말씀하시고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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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깨달은 모양 없는 법

말을 떠나 네 가지 일[四事] 끊어졌나니

다툼 없는 이 법의 통하는 모습

깨닫고 아는 경계 모두 지났네.

3. 과일이품(過一異品)

그때 정혜(淨慧)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말씀은 바른 설법이어서 심히 깊고 희유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이 진실한 이치는 미세하고 심히 깊어서 통달하기 어려우니, 이른바 같고[一] 다른[異] 모습을 넘어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어느 때 어느 한곳에서 보니, 큰 보살들이 원락지(願樂地)에 있으면서 보리의 행을 닦았는데, 이곳에 모여 앉아서 모든 법의 실상(實相)이 모든 행(行)의 법과 같은가 다른가 하고 사량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무리 가운데 어떤 보살이 말하기를, ‘

진실의 모습은 모든 행과 다르지 않다’ 하였으며,

다시 어떤 보살은 말하기를, ‘진실의 모습과 행은 같지 않다’ 하였으며,

다시 어떤 보살들은 의혹을 내어 같다, 다르다 함을 믿지 않으면서 말하되,

‘이들 같다, 다르다 하는 가운데 어떤 사람이 진실이며,

어떤 사람이 허망한가?

어떤 사람이 바른 행이며 어떤 사람이 삿된 행인가?

같다는 쪽을 집착함이 마땅할까, 다르다 함을 집착함이 마땅할까?’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 일을 보고 생각하되, ‘모든 선남자는 어린 아이며, 어리석으며, 깨달음이 없으며, 알지 못하여 이치와 같이 행하지 못한다’고 하였으니,

왜냐하면 이 선남자들은 미세하고 심히 깊고 진실한 법이 모든 행과 더불어 같고 다른 모습을 넘어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보살이 말을 마치자, 부처님께서 곧 말씀하셨다.

“그렇다. 정혜여, 이러한 법을 선남자들은 어린 아이 같고 어리석고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하여 이치와 같이 행하지 못하나, 여래는 미세하고 심히 깊고 진실한 법이 모든 행과 더불어 같고 다른 모습을 넘어섬을 통달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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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1) 왜냐하면 정혜여, 만약 이와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도 여러 행의 법에 의지하고 진실관(眞實觀)을 닦아 진여의 법을 능히 통달하고 능히 깨달았다고 한다면,

이는 그럴 리가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정혜여, 만약 진여가 행상과 더불어 다르지 않다면 일체 범부가 응당 진여를 볼 것이요, 또 일체 중생이 바야흐로 범부의 지위에 있으면서 위없고, 여실히 안락한 열반을 얻어야 할 것이며, 또 일체 중생이 범부의 지위에 있으면서 마땅히 위없는 보리도 얻어야 할 것이다. 만약 진여의 모습이 행상과 다르다면 일체 성인은 이미 진여를 보았으나, 응당 행상을 조복하여 없애지 못했을 것이요,

모든 행상을 없애지 못한 까닭에 비록 진제(眞諦)를 보았으나, 여러 가지 상(相)의 얽매임[繫縛]에서 능히 해탈하지 못했을 것이요, 만약 여러 가지 상에서 해탈하지 못하였으면 또한 추중(麤重:번뇌)의 얽매임에서 해탈하지 못할 것이요,

만약 두 가지의 얽매임에서 해탈하지 못하였다면 능히 위없고 여실히 편안한 무여열반(無餘涅槃)을 얻지 못할 것이며,

또한 위없는 보리도 얻지 못할 것이다.

정혜여, 모든 범부들은 진여를 보지 못한 까닭에 범부의 지위에서 위없고 여실히 편안한 열반을 얻지 못하고, 또한 위없는 보리도 얻지 못한다. 이러한 뜻이 있는 까닭에 진여의 이치가 모든 행과 같다고 함은 옳지 않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진여가 행상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면, 이러한 뜻을 말미암은 까닭에 이 사람은 이치와 같게 행하지 않는 것임을 알 것이다.

또 정혜여, 일체 성인은 진여를 본 까닭에 이미 모든 법의 행상을 조복하여 없앴으니, 할 수 없는 까닭이 아니며, 이미 일체 모습의 매듭[相結]과 추중한 혹[麤重惑]을 벗어났으니, 해탈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두 가지 해탈을 말미암아 이미 위없고 안락한 열반을 얻으며 나아가 위없는 보리를 얻으므로 진여가 행상과 다르다고 함은 옳지 않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진실이 행상과 다르다고 한다면,

이러한 뜻이 있는 까닭에 이 사람은 이치와 같이 행하지 않는 것임을 마땅히 알라.

1) 이 부분과 다음 문장의 내용이 연결이 되지 않는다. 앞뒤 문맥으로 보아 “여래는 미세하고……통달하였다”까지의 문장이 불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이것의 이역본인 ?해심밀경?의 제2 「승의제상품(勝義諦相品)」에는 이 부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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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혜여, 만약 진여의 모습이 행상과 다르지 않다면,

행상이 미혹한 모습에 떨어지는 것처럼 진여 또한 미혹한 모습에 떨어질 것이다.

또 정혜여, 진여의 모습이 행상과 다르다면 진여는 곧 모든 행상에 통하는 모습이 아니다. 정혜여, 이 진여는 미혹한 모습에 떨어지지 않으며, 다시 일체 모든 행상에 통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까닭에 진여와 행상이 같다고도 하며 다르다고도 함은 이치에 모두 옳지 않다. 만약 어떤 사람이 말하되 진여와 행상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하면, 이러한 까닭에 이 사람은 이치와 같이 행하지 못하는 것임을 마땅히 알라.

또 정혜여, 만약 진여가 행상과 다르지 않다면 마치 진실의 모습이 모든 행상 가운데 통하여 차별 없는 것 같아서 행상도 그러하여 마땅히 통하여 차별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관행(觀行)을 닦는 이는 모든 행 가운데서 이를 듣고 보고 깨닫고 아는 것을 떠나서 훌륭하고 참된 관행을 닦지 말아야 한다.

만약 진여의 모습이 행상과 다르다면 이러한 까닭에 일체 행상은 무아(無我)이며, 무성(無性)이어서 응당 진실이 아니다.

또 한때에 맑거나 맑지 못한 품류(品類)가 각각 다른 모습일진대

정혜여, 모든 행상은 다만 차별되어 통하지 않는 까닭이며,

관행을 닦는 이가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을 지나 훌륭하고 참된 관행을 닦는 까닭이며, 모든 행의 무아와 무성으로 나타난 바가 진실인 까닭이며,

나아가 맑지 못한 품류가 또한 한때에 각각 차별된 모습이 아닌 까닭이니,

이러한 뜻으로 진여와 행상이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함은 이치에 맞지 않다. 만약 어떤 사람이 말하되 진여와 행이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하면, 이 사람은 이치와 같이 행하지 못하는 것임을 마땅히 알라.

정혜여, 비유컨대 상거(傷佉)의 흰 빛깔은 소라[螺]와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를 주장하지 못하며, 붉은 빛깔과 금빛깔이 같은 것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닌 것 또한 그러하다.

비유컨대 비나(毘拏)의 음성은 아름답고 묘하나 가히 비나와 같은 것인지 비나와 다른 것인지를 주장하지 못한다. 또 침향(沈香)의 향기가 사랑스러우나 침향과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를 주장하지 못한다. 또한 마리차(摩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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遮)의 맛이 지독하게 매우나 가히 마리차와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를 주장하지 못하며, 가리륵(呵梨勒)의 떫은맛도 또한 그러하다. 또한 햇솜의 촉감이 부드럽고 연한 것도 솜과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를 주장하지 못하며, 소락(酥酪)과 제호(醍醐)가 같은 것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닌 것 또한 그러하다. 또 일체 유의 흐름[流]은 괴롭고, 일체 행(行)은 무상하며, 일체 법은 무아이니, 이러한 괴로움 등과 법은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를 주장하지 못한다.

또한 탐욕(貪慾)ㆍ진에(瞋恚)ㆍ우치(愚癡)ㆍ아만(我慢) 등과 고요하지 못한 모습들이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를 주장하지 못한다. 정혜여, 이와 같아서 진여와 일체 행상은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를 주장하지 못한다. 정혜여, 이와 같이 진여는 미세하고 심히 깊어 통달하기 어려운데, 내가 깨달은 뒤에 남을 위하여 해설하고, 바른 가르침을 세우며, 열어 보이고 드러나게 하려고 뜻을 얕고 쉽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경을 말씀하시고,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진실과 행(行)의 법에는

같고 다른 모습 없나니

같음과 다름에 집착하면

이치대로 행하지 못한다 하리.

사마타와 그리고

비바사나를 수행하여라.

이 사람은 모름지기

모습의 미혹과 번뇌[麤重]의 매듭에서 해탈하리라.

4. 일미품(一味品)

그때 부처님께서 수보리(須菩提)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너는 얼마나 되는 중생이 중생계(衆生界)에서 증상만(增上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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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가지고 거만한 마음에 의하여 자기의 얻은 것을 기별(記別)하는 것을 보거나 알았는가? 또 너는 얼마나 되는 중생이 중생계에서 증상만이 없으며, 거만한 마음을 말미암지 않고 자기의 얻은 것을 기별하는 것을 보았으며, 알았는가?”

수보리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보고 또 알기에는 적은 수의 중생들만이 중생계에서 증상만을 말미암지 않고 자기가 얻은 것을 기별합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보고 또 알기에는 한량없고 셀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중생이 중생세계에 있으면서 증상만이 있고, 이 거만한 마음에 의하여 자기가 얻은 것을 기별[記]합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또 어느 때 멀고 고요한 숲 속 아련야(阿練若)에 머무르니, 많은 비구들이 모여들어 저와 멀지 않은 고요한 곳에 있었습니다. 제가 또 어느 날 저녁 때 보니, 이들은 서로서로가 모여 들어 그들이 증득한 갖가지 법상(法相)에 따라 자기의 수행을 말하고, 자기의 얻은 것을 기별하였습니다.

어떤 비구들은 음(陰)을 깨친 까닭에 그가 얻은 것을 기별하고,

어떤 비구들은 음의 모양[陰相]을 깨치고,

어떤 비구들은 음의 생김[陰生]을 깨치고,

어떤 비구들은 음의 달라짐[陰變異]을 깨치고,

또 어떤 비구들은 음의 멸함[陰滅]을 깨치고,

혹 어떤 비구들은 음의 멸에 이르는 길[陰滅道]을 깨쳤다 하며,

음에 여섯 가지 깨치는 모양이 있는 것 같이,

어떤 비구는 모든 입(入:根)을 깨치고 자기의 얻은 것을 기별하며,

나아가 입의 멸함과 입의 멸에 이르는 길을 깨치며,

혹 어떤 비구들은 연생(緣生)을 깨쳐 자기가 얻은 것을 기별하며,

나아가 연생의 멸함과 연생의 멸에 이르는 길을 깨치며,

혹 어떤 비구들은 먹을 것들을 깨치고,

어떤 비구들은 4제(諦)를 깨치고,

어떤 비구들은 모든 계(界)와 계의 차별과 갖가지 계와 나아가 계의 멸함과 계의 멸에 이르는 길을 깨치고,

혹 어떤 비구들은 염처(念處)와 염처의 모습과 염처의 다스림[對治]과 염처의 다스리는 길과 염처의 닦음[修習]과, 나지 않는 염처는 깨쳐서 나게 하고,

이미 나온 염처는 깨쳐서 머무르게 하고,

잃지 않게 하고 자라나게 하고 원만하게 하여 자기가 얻은 것을 기별하며,

염처를 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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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과 같이 정근(正勤)과 여의족(如意足)과 근(根)과 역(力)과 각분(覺分)과 성도(聖道)와 성도의 모습과 성도의 다스림과 성도를 다스리는 길과 성도의 닦음과,

나지 않은 성도는 깨쳐서 성도를 나게 하고,

이미 생긴 성도는 깨쳐서 성도에 머무르게 하고,

잃지 않게 하고,

자라나게 하고, 원만하게 하여 자기가 얻은 것을 기별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들을 보고 생각하되, ‘저 모든 장로(長老)들은 깨친 갖가지 법상(法相)에 따라 자기가 얻은 것을 기별하니, 이 모든 장로들은 증상만(增上慢)이 있고,

이 거만한 마음을 말미암아 자기가 얻은 것을 기별한다.

이 일은 결정된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그들이 말하는, 스스로가 깨치고 본 법과 같은 것으로는,

마땅히 이 사람들이 능히 한맛[一味]의 진여가 모든 곳에 두루한 것을 깨닫지 못하였음을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신 한맛의 진실이 모든 곳에 두루하다 함은 미세하고 심히 깊어 통달하기 어렵습니다. 이 말씀은 희유(希有)하며 상대할 이가 없는 말씀입니다. 세존이시여, 세존의 바른 교법에서 관행(觀行)을 닦는 모든 비구들조차도 오히려 한맛의 진실이 모든 곳에 두루한 것을 통달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모든 외도가 바른 교법의 밖에 있으니, 어찌 능히 한맛의 진실을 깨달아 알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수보리야, 이와 같이

가장 미세하고,

가장 깊으며,

가장 보기 어려우며,

모든 곳에 두루한 맛인 진실을 내가 깨닫고 남을 위하여 해설하며,

바른 교법을 세워 열어 보이고 드러내려고 뜻을 쉽고 얕게 한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수보리여, 5음(陰) 가운데 청정한 경계는 내가 말한 것으로서, 이름이 진실이다.

수보리야, 12입(入)ㆍ12연생(緣生)ㆍ4식(食)ㆍ4제(諦)와 모든 계(界)ㆍ염처(念處)ㆍ정근(正勤)ㆍ여의족(如意足)ㆍ근(根)ㆍ역(力)ㆍ각분(覺分)ㆍ8정도(正道) 가운데 청정한 경계는 내가 말한 것으로서 진실이라 한다.

이 청정한 경계는 일체 음(陰)과 처(處)에 평등한 한맛이어서 차별이 없는 모습이다.

음(陰)에서와 같이 나아가 성도(聖道)의 청정한 경계도 평등한 한맛이어서 모두 차별이 없다.

수보리여, 이러한 까닭으로 한맛인 진여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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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곳에 두루하였음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또 수보리여, 수행하는 비구가 만약 하나의 음에서

진여와 인무아(人無我)와 법무아(法無我)를 통달하면,

다시 낱낱 나머지 음에 있는 진여를 수고스럽게 관찰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12입ㆍ12연생ㆍ4식ㆍ4제와 모든 계(界)ㆍ염처ㆍ정근ㆍ여의족ㆍ근ㆍ역ㆍ 각분ㆍ8성도분에서 만약 어느 한 분(分)의 진여와 인무아와 법무아를 통달한 이는 다시 수고롭게 나머지 성도분에 있는 진여를 관찰할 필요가 없다.

분별없는 후득지(後得智)를 떠나서 따로 진여의 관법을 수순할 것이 없으니,

나머지 법의 한맛인 진실이 모든 곳에 두루한 것도 다만 분별없는 후득지로 앞의 무분별지(無分別智)를 수순하여 일체 법의 한맛인 진실을 관찰하고 기억해 지녀서 얻는 데 이른다. 수보리여, 이러한 까닭으로 너는 마땅히 알라.

진실한 이치는 모든 곳에 두루하여 오직 한맛인 모습이다.

또 수보리여, 마치 모든 음(陰)이 서로 다른 모습[別相]이 있는 것처럼, 12입ㆍ12연생ㆍ4식ㆍ4제ㆍ모든 계ㆍ염처ㆍ정근ㆍ여의족ㆍ근ㆍ역ㆍ각분ㆍ8성도분이 서로서로 다른 모습이 있는 것처럼, 만약 모든 법의 진여와 인무아와 법무아가 서로서로 다른 모습이 있다면 모든 법의 여여(如如)한 인무아와 법무아는 진실을 이루지 못할 것이요,

마땅히 원인에 의하여 생길 것이다.

만약 원인에 의하여 생기면 곧 유위(有爲)를 이룰 것이요,

만약 유위라면 진실이 아닐 것이요,

만약 진실이 아니라면 다시 이에서 다른 진실을 구하여야 할 것이다.

수보리여, 이 진실이 원인에 의하여 생긴 것이 아니므로 유위가 아니며,

진실이 아닌 것도 아니니,

이 가운데 수고롭게 별다른 진실을 구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이 법은 항상하여서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거나 혹은 안 나오시거나 간에 법성(法性)ㆍ법계(法界)ㆍ법주(法住)는 모두 항상 머물기 때문이다.

수보리여, 이러한 까닭으로 너는 마땅히 알라. 한맛인 진실은 모든 곳에 평등하다.

수보리여, 비유컨대 여러 가지 색(色)이 가지가지로 차별되어 서로서로 같지 않지만, 모든 색 가운데 허공은 모양이 없어서 차별도 없고 변하지도 않으니, 모든 곳에 동일한 맛이며, 같은 모양인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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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모든 법이 각각 다르지만, 그대는 마땅히 알라. 모든 법 가운데 한맛인 진여가 평등하여 차별이 없는 것 또한 그러하다.”

그때 세존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고,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법의 통한 모습은 한결같은 맛

모든 부처 평등을 말씀하셨네.

그 가운데 다르다 집착하는 이

이 사람은 바로 증상만(增上慢)이리.

나고 죽는 흐름을 거스르는 길

미세하고 깊어서 보기 어려워

탐욕에 물들고 어리석음 덮인 까닭에

범부들은 이 뜻을 얻지 못하리.

그때 관세음보살이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공경히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부처님께 이와 같은 해절(解節)의 깊은 법을 듣고 일찍이 없었던 것을 얻었으니, 정수리에 받들어 지니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은 무엇이라 하며, 저희들이 어떻게 받아 지녀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관세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은 요의정설(了義正說)이라 하며, 또 진실경지정설(眞實境智正說)이라 하며, 또한 십지바라밀의지정설(十地波羅蜜依止正說)이라 하니,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받아 지녀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니, 8만 보살이 모두 대승의 위덕 있는 삼매[大乘威德三昧]를 얻었으며, 한량없고 끝없는 보살들이 남이 없는 법[無生法]에 대하여 무생인(無生忍)을 얻었으며, 셀 수 없는 중생들이 대승(大乘)에 대하여 믿고 즐기는 마음을 내었다.






《佛說解節經》卷1:「No. 677 [Nos. 675(2-5), 676(2)]

佛說解節經[4]一卷

陳天竺[5]三藏真諦譯

不可言無二品第一

如是我聞:

一時佛婆伽婆,住王舍城耆闍崛山,與大比丘眾九萬九千人俱,皆阿羅漢——諸漏已盡,所作已辦,捨諸重擔,獲得己利,盡諸有結,心善得解脫,善得自在,善得奢摩他、毘婆舍那——其名曰:淨命阿若憍陳如等,乃至住阿羅那三昧定須菩提等。復有大比丘尼眾三萬六千人俱,摩訶波闍波提,乃至跋陀迦比羅[6]比丘尼等以為上首。復有無量無數優婆塞、優婆夷,頻婆娑羅王等而為上首。復有菩薩摩訶薩無量百千,是賢劫中諸菩薩眾,或住此土、或他方來,一生補處彌勒菩薩、文殊師利菩薩、觀世音菩薩等而為上首——皆悉通達大深法性,調順易化,善行平等,修菩薩道,一切眾生真善知識,得無礙陀羅尼,轉不退法輪,已曾供養無量諸佛。如是等眾皆悉聚集。

爾時如理正聞菩薩,問能解甚深義節菩薩言:「佛子!一切法無二。一切法無二,此言云何?」

能解甚深義節菩薩言:「善男子!是一切法不過此二,謂所作、非所作。所作者,非所作非非所作;非所作者,非非所作,亦非所作。」

如理正聞菩薩問言:「佛子!云何所作非所作、非非所作;及非所作非非所作、亦非所作?」

能解甚深義節菩薩言:「善男子!所作者,此是大師正教言句,若是大師正教言句,即是世間所立言說,從分別起。此世言說[7]若分別起,由種種分別及所言說一向不成,故非所作。

「善男子!非所作者,屬言教攝,若有法離所作及非所作,是法亦如是亦如是。若如是者,大師說教可無義不?」

「非無有義。」

「若有義者,義相云何?所謂不可言體,[1]惟是聖人無分別知見之所覺了,為欲令他了達如是不可言體。是故大師說此言教,謂是法所作。

「善男子!非所作者,此是大師正教言句,若是大師正教言句,即是世間所立言說,從分別起。此世言說若分別起,由種種分別及所言說一向不成,故非非所作。

「善男[2]子!所作者,屬言教攝,若有法離非所作及於所作,是法亦如是亦如是。若如是者,大師說教可無義不?」

「非無有義。」

「若有義者義相云何?所謂不可言體,惟是聖人無分別知見之所覺了,為欲令他了達如是不可言體。是故大師說此言教,謂是法非所作。

「善男子!如巧幻師及幻弟子,於四衢道,或取草葉及木石等,聚集一處,現種種幻事:[請>諸]象兵、馬兵、車兵、步兵,摩尼、真珠、珊瑚、玉石,及倉庫等。若有諸人——嬰兒、凡夫、愚癡邪智——不能了別草等幻本,是人若見、若聞,作是思惟,謂:『實有此象、馬四兵及以庫藏。』若見、若聞,隨能隨力執著見聞,作是言說:『此是真實,異此非真。』是人則應重更思量。若有諸人——非嬰兒、凡夫及愚癡邪智——識知如是草等幻本,若見、若聞,作是思惟:『無有如是象、馬等物及以庫藏。』是人若見、若聞,隨能隨力,不著見聞,作如是言:『如我所思,此是真實,異此非真。』雖隨世言,為顯實義,是人不須重更思惟。

「善男子!如此嬰兒、凡夫,未得出世真如聖慧,未識諸法不可言體。是人若見、若聞,諸法所作及非所作,作是思惟:『實有如是諸法所作及非所作。何以故?可見、可知故。』是人若見、若聞,隨能隨力,執著見聞,隨見聞說:『此是真實,異此非真。』是人應當須重思量。

「若有諸人——非嬰兒、凡夫——已見真實,及得出世真如聖慧,已識諸法不可言體,若見、若聞作是思惟:『如所見知,諸法所作及非所作,皆非實有,但有假相,從分別起,如幻化事,欺誑凡心,於此中起所作、非所作名及餘眾名。』是人如所見聞,不生執著,不作是言:『此是真實,異此非真。』雖隨世言,為顯實義,是人不須重更思惟。

「善男子!如是聖人由聖知見,已能覺了不可言體,為欲令[3]他見法實相,故說教句,謂是所作、非所作等。」

爾時能解甚深義節菩薩,即說偈言:

「佛說絕言法,  無二非凡境。

 愚夫於中迷,  緣二著戲論,

 不決邪決故,  常輪轉諸有。

 智人離見聞,  簡擇中實義。」

[4]解節經過覺觀境品第二

爾時,曇無竭菩薩白佛言:「世尊!從此娑訶世界,向東最遠極東方世界,過七十七恒河沙數世界,有世界曰善名聞,佛號廣大善聞修伽陀住處。我於一時,往彼佛所,即於彼中見一方地,有七十七千諸外道眾,以師為先聚集而坐,為欲思量諸法實相。時外道眾思惟稱量,簡擇安立諸法實相,依其所學求覓實相,無能得者。起種種執,相違鬪諍,乃至言相違害,由口刀杖,互相[5]傷毀,便各分散。我見此已作是思惟:『希有,希有!諸佛世尊,出於世間,由佛出世,過覺觀境,甚深法相,通達覺了,皆得顯現。』」

菩薩說已,佛即告言:「如是,法上!如是實相,過覺觀境。我覺了已,為他解說,安立正教,開示顯現,令義淺易。何以故?我說真實,但是聖人自所證見;若是凡夫覺觀境界,自他可證。法上!以是義故,應知實相過於一切覺觀境界。

「復次,法上!我說真實非相行處;一切覺觀緣相行處。以是義故,應知實相過覺觀境。

「復次,法上!我說真實不可言說;一切覺觀但由言說。故知實相過覺觀境。

「復次,法上!我說真實絕於四事,謂見、聞、覺、知;一切覺觀緣四事起。

「復次,法上!我說真相離諸鬪諍;一切覺觀鬪諍境界。以是義故,應知實相過覺觀境。

「法上!譬如有人,盡一期壽恒食苦味,復能覺觀、比度、憶持蜜等甜味,無有是處。

「復次,譬如有人,恒樂欲塵,[6]塵欲焦熱之所燒然,復能覺觀、比度、憶持不緣塵相,依內離樂,無有是處。

「復次,譬如有人,恒樂言諍,邪談話戲,復能覺觀、比度、憶持聖默然定,無有是處。

「復次,譬如有人,恒樂恒行見、聞、覺、知,復能覺觀、比度憶持絕四事處,滅離身見是般涅槃,無有是處。

「復次,法上!譬如有人,[7]由恒[8]蓄財,樂行征伐,復能覺觀、比度、憶持北欝單越,無有我所無所[*]積蓄,不相鬪諍,是現法樂,無有是處。

「法上!如是諸人,在於覺觀,復能思量、比度、憶持非覺觀境,無有是處。」

佛說經竟,重說偈言:

「自證無相法,  離言絕四事,

 無諍法通相,  過諸覺觀境。」

[*]解節經過一異品第三

爾時,淨慧菩薩白佛言:「世尊!是言正說,甚深希有。如世尊說,是真實理,微細甚深,難可通達,謂過一異相。

「世尊!我於一時,見一方地大菩薩眾修菩提行,在願樂地。於此方所聚集而坐,為欲思量,諸法實相與諸行法為一、為異?是時眾中,有諸菩薩說如是言:『是真實相不異諸行。』復有菩薩說:『真實相與行不一。』復有菩薩起疑惑心,不信一異,說如是言:『此一異中,何人說實?何人說虛?何者正行?何者邪行?為當執一?為當執異?』

「世尊!我見此事,作是思惟:『諸善男子,嬰兒、愚癡,無覺、無了,非如理行。何以故?是善男子,未能通達微細甚深真實之法與諸行等,過一異相。』」

菩薩說已,佛即告[1]言:「如是,淨慧!如是[2]諸善男子,嬰兒、愚癡,無覺、無了,非如理行。如來通達微細甚深真實之法與諸行等,過一異相。何以故?淨慧!若執如此,依諸行法修真實觀,能達、能證真如之理,無有是處。何以故?淨慧!若真如與行相不異者,一切凡夫應見真如。復次,一切眾生正在凡位,應得無上如安涅槃。復次,一切眾生於凡位中,亦應能得無上菩提。若真如相異於行相,一切聖人已見真如,則應不能伏滅行相;由不伏滅諸行相故,雖見真諦不能解脫眾相繫縛;若於眾相不得解脫,亦不解脫麁重繫縛;若不解脫二種繫縛,則不能得無上如安無餘涅槃,[3]亦應不得無上菩提。

「淨慧!由諸凡夫不見真如,在凡夫位不得無上如安涅槃,亦不能得無上菩提。以是義故,真如之理與諸行一,是義不然。若有人說:『真如與行相不異。』者,由[4]此義故,當知[5]是人不如理行。

「復次,淨慧!一切聖人由見真如,已能伏滅諸法行相,非不能故;已能解脫一切相結及麁重惑,非不解脫。由二解脫,已得無上如安涅槃,乃至已得無上菩提。是故真如與行相異,是義不然。若有人說:『真異行相。』以是義故,當知此人不如理行。

「復次,淨慧!若真如與行相不異者,猶如行相墮於[6]惑相,真[7]相亦爾應墮[*]惑相。復次,淨慧!若真如相異行相者,真如則非諸行通相。淨慧!以此真如不墮惑相,復為一切諸行通相。由是義故,真如與行亦一、亦異,義皆不然。若有人說:『真如與行亦一、亦異。』以是義故,當知是人不如理行。

「復次,淨慧!若真如與行相不異者,如真實相於諸行中通無差別,行相亦爾,應通無別。是故修觀行人,於諸行中,不應過此見、聞、覺、知修勝真觀。復次,若真如相異行相者,以[*]是義故,一切諸行,但惟無我及以無性,應非真實。復次,一時淨、不淨品,各各別相。淨慧!由諸行相但別不通,[8]由觀行人於諸行中,過見、聞、覺、知修勝真觀,由諸行無我、無性所顯是真,乃至淨、不淨品,亦非一時各各別相。以是義故,真如與行亦一亦異,是義不然。若有人說,真如與行亦一、亦異,當知是人不如理行。

「淨慧!譬如傷佉白色,不可安立與螺一、異;赤色與金不一、不異,亦復如是。譬如毘拏音聲美妙,不可安立與毘拏一、與毘拏異;復如沈香,香氣可愛,不可安立與沈一、異;亦如摩梨遮其味辛辣,不可安立與摩梨遮為一、為異;呵梨勒澁亦復如是。復如綿纊,其觸柔軟,不可安立與綿一、異;[9]蘇與醍醐不一、不異,亦復如是。復如一切有流苦,一切行無常,一切法無我,如是苦等,不可安立與法一、異;亦如貪欲、瞋恚、愚癡、慢等,無寂靜相,不可安立與其一、異。淨慧!如是真如與一切行,不可安立為一、為異。

「淨慧!如是真如,微細甚深難可通達,我覺了已,為他解說,安立正教,開示顯現,令義淺易。」

「佛說經已,重說偈言:

「真實與行法,  無一異俱相。

 若執一異俱,  說行不如理,

 修行奢摩他,  及毘鉢舍那,

 是人能解脫,  相[10]惑麁重結。」

[*]解節經一味品第四

爾時,佛告須菩提言:「須菩提!汝見、汝知幾多眾生,在眾生界有增上慢,由此慢心記自所得?復次,汝見、汝知幾多眾生,在眾生界無增上慢,不由慢心記自所得?」

須菩提言:「世尊!我見、我知少有眾生,在眾生界無增上慢,不由慢心記自所得。世尊!我見、我知無量、無數、不可稱說諸眾生等,在眾生界有增上慢,由此慢心記自所得。

「世尊!我又一時,住阿練若遠寂林中,有多比丘大眾聚集,去我不遠住練若處。我又一時日中後分,見此大眾互相聚集,隨其所證種種法相,[11]說己修行、[12]記自所得。有諸比丘,由證見陰,記其所得——或有比丘證見陰相,或有比丘證見陰生,或有比丘證陰變異,或有比丘證見陰滅,或有比丘證陰滅道——如於陰中有六證相;或有比丘證見諸入,記自所得,乃至入滅及入滅道;或有比丘證見緣生,記自所得,乃至緣生滅、緣生滅道;或有比丘證見[1]證食;或有比丘證見四諦;或有比丘證見諸界,及界差別并種種界,乃至界滅及界滅道;或有比丘證見念處,及念處相、念處對治、[2]念對治道、念處修習,未生念處證見念生,已生念處證見念住及不忘失增長圓滿,記自所得。如證念處,正懃、如意足、根、力、覺分、聖道,聖道相、聖道對治、聖道對治道、聖道修習,未生聖道證聖道生,已生聖道證聖道住,[3]及不忘失增長圓滿,記自所得。

「世尊!我見此已,作[4]是思惟:『如諸長老隨所證見種種法相,記自所得,此諸長老有增上慢。由此慢心,記自所得,是事決爾。』何以故?如其所說自證見法,當知是人未能了別一味真如遍一切處。

「世尊!如世尊言:『一味真實遍一切處,微細甚深,難可通達。』此言希有,是無對說。

「世尊!若世尊正教中,勤修觀行諸比丘等,一味真實遍一切處,尚難通達;況諸外道在正教外,豈能證知一味真實?」

佛言:「如是,須菩提!如是微細最微細,甚深最甚深,難見最難見,遍一切處一味真實,我覺了已,為他解說,安立正教,開示顯現,令義淺易。何以故?須菩提!於五陰中清淨境界,是我所說名為真實;須菩提!於十二入、十二緣生、四食、四諦、諸界念處,正懃、如意足、根、力、覺分、八聖道中清淨境界,是我所說名為真實。此清淨境界,一切陰處平等一味,無差別相。如於陰中乃至聖道分中,清淨境界平等一味,皆無差別。須菩提!以是義故,應知一味真如遍一切處。

「復次,須菩提!修行比丘,若已通達一陰真如,人、法無我,不勞更觀一一餘陰所有真如。於十二入、十二緣生、四食、四諦、諸界念處,正勤、如意足、根、力、覺分、八聖道分,若已通達一分真如,人、法無我,不勞更[5]觀餘聖道分所有真如。離無分別後智,無有別觀能順真如觀所餘法一味真實遍一切處。但以無分別後智,隨順前無分別智,觀一切法一味真實,憶持至得。須菩提!以是義故,汝應當知,真實之理遍一切處,唯一味相。

「復次,須菩提!猶如諸陰互有別相,[6]如十二入、十二緣生、四食、四諦、諸界念處,正勤、如意足、根、力、覺分、八聖道分,互有別相,若諸法真如,人、法無我,互有別相,則諸法如如,人、法無我不成真實應由因生。若由因生則成有為,若是有為則非真實,若非真實更應於此求別真實。須菩提!由此真實不從因生,非是有為,非不真實,於中不勞求別真實。何以故?此法恒常,若佛出世,若不出世,法性、法界、法住,皆悉常住。須菩提!以是義故,汝應當知,一味真實等一切處。

「須菩提!譬如眾色,種種差別更互不同。於諸色中,虛空無相,無有差別,無有變異,於一切處同一味相。如是諸法,各各別異。汝應當知,於諸法中一味真如,等無差別,亦復如是。」

爾時,世尊說是經已,重說偈言:

「法通相一味,  諸佛說平等。

 若於中執異,  是人增上慢。

 逆生死流道,  微細深難見,

 欲[7]染癡覆故,  凡人不能得。」

爾時,觀世音菩薩,右膝著地,合掌恭敬,而白佛言:「世尊!我今從佛[8]聞得如是解節深法,得未曾有,頂戴奉持。世尊!當何名此經?云何受持?」

佛告觀世音菩薩:「此經名為『了義正說』,亦名『真實境智正說』,亦名『十地波羅蜜依止正說』。汝等應當如是受持。」

佛說是經已,八萬菩薩皆得大乘威德三昧,無量無邊諸菩薩眾於無[9]生法得無[10]生法忍,無數眾生從於諸流心得解脫,無數眾生於大乘法生信樂心。

佛說解節經」(CBETA, T16, no. 677, p. 711, b24-p. 714, c11)

[4]〔一卷〕-【宋】【元】【明】【宮】。[5]三藏+(法師)【宋】【元】【明】【宮】。[6]比=毘【宋】【元】【明】【宮】。[7]若+(從)【宋】【元】【明】【宮】。[1]惟=唯【宋】【元】【明】【宮】下同。[2]子+(此)【宋】【元】【明】【宮】。[3]他=化【宋】【宮】。[4]〔解節經〕-【明】*。[5]傷毀=毀傷【宋】【元】【明】【宮】。[6]塵欲=欲塵【宋】【元】【明】【宮】。[7]由=自【宋】【元】【明】【宮】。[8]蓄=畜【宋】【元】【明】【宮】*。[*4-1]〔解節經〕-【明】*。[1]言=曰【宮】。[2]法=諸【宋】【元】【明】【宮】【CB】。[3]〔亦〕-【宮】。[4]此=是【宋】【元】【明】【宮】。[5]是=此【宋】【元】【明】【宮】*。[6]惑=或【宋】*。[7]相=見【明】,=如【宮】。[*6-1]惑=或【宋】*。[*5-1]是=此【宋】【元】【明】【宮】*。[8]由=中【宮】。[9]蘇=酥【宋】【元】【明】【宮】。[10]惑=或【宋】【元】【明】。[*4-2]〔解節經〕-【明】*。[11]說=記【宋】。[12]記=說【宋】【宮】。[1]證=諸【宋】【元】【明】【宮】。[2]念+(處)【宋】【元】【明】【宮】。[3]及=度【宮】。[4]是=自【明】。[5]觀餘=餘觀【宋】【元】【明】【宮】。[6]如+(是)【宋】【元】【明】【宮】。[7]染=深【宋】【元】【明】【宮】。[8]聞得=得聞【宋】【元】【明】【宮】。[9]生=上【宋】【元】【明】【宮】。[10]生=上【宋】【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