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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져!’

VIS VITALIS 2017. 8. 18. 19:05

“그러니까요.(웃음) 내가 대학 들어가자마자 5·18 터지고 휴교령이 났어요. 그 이전부터 ‘휴교령 내리면 그 다음날 학교 정문 앞에 모이자’고 암암리에 얘기가 돌았죠. 5월18일 아침에 저도 경북대 정문으로 갔어요. 가보니까 탱크가 딱 와 있더라고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드니까 군 지휘관이 고성으로 ‘흩어져!’ 그러는데, 아주 살벌한 눈빛이었어요. 학생운동 지도자들은 이미 피신해 있는 상태고 거기 오합지졸들만 모였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무섭기도 해서 그냥 흩어졌어요.(웃음) 흩어지라니까 그냥 흩어진 거지. 근데 그날 전남대 앞에선 안 흩어진 거잖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계엄군 앞에서 시위도 하고 계엄군이 폭압적인 진압을 하면서 5·18 민주화운동이 되었죠. 그것이 늘 마음 한구석에 부채감으로 남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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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807380.html?_fr=mt2#csidxf8321fc43efa1dd912e6c121f91cae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