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나는 발붙혀야하나
이 넓은 땅에 발 하나 놓을 곳 없다
한 발은 운명이라고 치더라도
또 한 발을 거기에 둘 수는 없다
이미 한 발을 디뎠고
또한 이미 한 발은 뗐으므로
지상에 착륙시켜야한다
뗀 발이 오래도록
길을 잃고 비행한다
이를 두고 또한 절름발이라고 한다
나의 한 발과 또 다른 한 발은 본적이 다르다
길을 달리하고 도구를 달리하고 과녘을 달리한다
오래 전에 들은 한 발이 있다
오늘도 두 발은 그 한 발을 착륙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오늘 든 발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오래 전 그 발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자벌레와 같은 그 발과 같아야 한다
한 발은 분명 같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먼가?
발은 발자국을 고향으로 삼은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