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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어지는 집

VIS VITALIS 2017. 1. 24. 14:22


뇌가 점점 커지나보다

서가와 서가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그리로 가는데 갈수록 

힘이 부치고 시간이 오래든다


그거...라고 얘기하고는

그걸 쓴 사람을 말하는데 

한참 걸린다

끝내 그 서가에 닿았는데

어쩌다 책을 꺼내지 

또는 펼쳐내지 못해서인가


잊히고 그 느슨한 잊혀짐 사이로

느낌들이 

메주콩 실곰팡이처럼 

하얗게 얽혀있다


젊음이 공동화되고 있는 뇌

도심 외곽에서 전기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뇌는 점점 커지고

그 서가와 서가를 오가는

책 찾아주는 이는

점점 늙어가고 몸뚱아리는 

난장이처럼 작아져 길을 잃는다


저 밝은 달과 

저 파란 하늘이

밥이 아닌 것이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