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한역 화엄경은 50권짜리”
등록 :2007-01-26 20:16
이승재 교수, 기존 60권본 통설 이의제기
최초의 한역 화엄경은 60권이 아니라 50권이라는 연구서가 나왔다. 그동안 진본 화엄경하면 으레 60권본, 80권본, 40권본 세가지 이본만 있는 것으로 알아왔다.
서울대 이승재 교수(언어학)는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러시아 등지에 흩어진 돈황본 화엄경 판본들을 검토해 이런 결론을 내리고 그 연구결과를 최근 〈50권본 화엄경 연구〉(서울대출판부)로 묶어냈다.
이 교수는 원효가 지은 〈화엄문의요결(華嚴文義要訣)〉에 나오는 ‘동진34품60권역시50권(晉經34品60券亦是50券)’이란 구절에 착안해 돈황본 화엄경 권제12가 60화엄인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 권제 14, 15와 대응함을 발견했다. 50:60=12:x의 산술비례식을 세우고 여기서 산출한 x값 14.4가 재조대장경 권제14, 15에 일치함을 실마리로 삼았다. 이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영국 등에 흩어진 돈황본 화엄경 가운데 연대가 확인되는 61점을 분석해 50권본이 40점으로 가장 많고 60권본은 2점에 지나지 않음을 밝혀냈다.
이 교수는 자신의 논문으로 “진본 화엄경은 곧 60권본 화엄경으로 이해하는 등식이 허구임을 드러났다”면서 “실크로드가 외길인 줄 알았는데 새로운 길이 하나 더 발견되어 북로와 남로가 구분되기 시작한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한편 50화엄은 5세기 초반 한역된 뒤 남북조와 수대에 널리 퍼졌으니 당(唐)대에는 50화엄은 찾기 어려워졌는데 이는 당대에는 60화엄(주본)이 유행한 결과로 추정했다. 고려의 초조본은 50화엄을 계승한 북송 개보칙판 계통을 수용한 것으로 보았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86838.html#csidx582d066bb4e416ca81da78c5c3e9c9c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86838.html
그렇다면 60권본은 언제, 어떤 연유에서 생겨났을까?
이 교수는 "50권을 60권으로 나누기 시작한 것은 적어도 수대(隋代)까지는 올라간다"면서 "중경목록(衆經目錄. 594년)과 역대삼보기(歷代三寶記. 597년), 고금역경도기(古今譯經圖記. 당 태종 정관<貞觀> 무렵)와 같은 당 초기 이전 불경목록집에서 이미 60권본을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1529521
60권 화엄 거론
594 :중경목록,
597: 역대삼보기
당태종 정관 무렵: 고금역경도기
http://book.naver.com/bookdb/text_view.nhn?bid=2634763&dencrt=yKaqkSBUYbaLj30iAFs4szJnK%252FDMfM7%252BKcQ%252BTHa6%253%390g%253D&term=%D0%C1%E3%C0&query=%E5%83%85%E6%98%AF
이승재 교수 세계 50여 종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대승불교를 대표하는 경전 중 하나인 화엄경(華嚴經)은 최초 한문번역본이 60권이 아니라 50권이었으며 이후 이런 50권본은 당대(唐代) 이전에는 가장 일반적인 판본이었다는 연구결과가 제출됐다.
이는 현재까지 실물로 보고된 전세계 화엄경 한역본(漢譯本) 50여 종을 분석한 결과로서, 화엄경 한역본으로는 60권본과 80권본, 그리고 40권본의 세 종류가 있다는 세계 불교서지학계의 주장을 뒤집는다는 점에서 비상한 주목을 요한다.
서울대 언어학과 이승재(李丞宰. 52) 교수는 돈황(敦煌) 출토품으로 현재 중국 베이징대도서관이 소장한 화엄경(華嚴經) 권 제13과 고려 초조대장경(初彫大藏經)에 속하는 한국의 호림박물관 소장품인 화엄경 4권을 중요한 고리로 삼아 전세계 화엄경 판본 유통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50권본 화엄경 연구'(서울대출판부)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최근 출간했다.
이 교수는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그리고 러시아 등지의 각 기관에 소장된 화엄경 판본들을 검토한 결과, 50권본이 무려 40점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 반면, 60권본은 2점, 50권도 60권도 아닌 판본이 8점에 지나지 않았으며, 1종은 판본 판단을 유보했다.
이번 연구에 불을 댕긴 베이징대 소장 화엄경 권 제13과 호림박물관 화엄경 각 권 4종은 모두 50권본을 모델로 삼아 제작된 판본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50권본 대부분은 남북조시대와 그 직후인 수대(隋代) 계통에 속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그렇다면 60권본은 언제, 어떤 연유에서 생겨났을까?
이 교수는 "50권을 60권으로 나누기 시작한 것은 적어도 수대(隋代)까지는 올라간다"면서 "중경목록(衆經目錄. 594년)과 역대삼보기(歷代三寶記. 597년), 고금역경도기(古今譯經圖記. 당 태종 정관<貞觀> 무렵)와 같은 당 초기 이전 불경목록집에서 이미 60권본을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50권본이 분량 증가가 없는 가운데서도 60권본으로 늘어나게 된 까닭은 권별 분량의 극심한 차이를 지목했다. 즉, 권별로 비슷한 분량을 안배하기 위한 차원에서 50권을 60권으로 쪼갰다는 것이다.
이에 의해 50권본 권 제25는 60권본 권 제30에 대응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교수에 의하면 60권본이 50권본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사실은 문헌에 이미 기록돼 있다.
예컨대 당 현종 시대에 나온 불경 목록집인 개원록(開元錄)과 같은 당대 덕종(德宗) 정원(貞元) 연간에 출판된 다른 불경 목록집인 정원록(貞元錄)에서 화엄경 판본에 대해 "원래는 50권인데 나중에 사람들이 나누어서 60권으로 만들었다"(元五十卷, 後人分爲六十)는 증언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기록은 후대 기록이라 해서 세계 불교서지학계는 별다른 주목을 하지 않았다.
현재 통용되는 화엄경 한역본은 동진시대 불타발타라 초역본 외에도 당대 중기 실차난타(實叉難陀) 번역 80권본, 그리고 당 정원 연간에 반야(般若)가 옮긴 40권본의 세 종류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베이징대 소장 화엄경 권 제13이 50권본에 속한다는 사실은 한두 연구자에 의해 지적된 바 있으나, 이렇다 할 만한 후속 연구가 없었고, 그마저도 60권본의 별종이라는 등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압도적이었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끝)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