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단강성과 대강건삼랑
처음 들어보는 말처럼 낯섭니다.
川端康成이라고 또 大江健三郎이라고 한자로 써 두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이렇게 읽어줄 때에야 비로소 아..하고 알아 듣습니다.
중국어 사전을 보니 중국에서는 이 이름들을 여전히 지금도 중국식으로 읽습니다.
우리가 풍신수길, 덕천가강, 이등박문이라고 읽듯이요.
천단강성이나 대강건삼랑이라고 읽으면 안되는 이유로 대개 제일 먼저 드는 것이
당신의 이름을 외국인이 한국에서 발음되는 것과 다르게 발음하면 기분 좋겠느냐는
것입니다.
대개 기분 좋지 않겠다는 답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그러니 천단강성이니 대강건삼랑이라고
해서는 안된다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나는 내 이름을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부르든지 상관 안합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른다 라는 말이 있고 그것을 어떤 이들은
금과옥조로 삼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국법을 따른다는 말에 대해서는
주눅이 들어서인지 그만큼의 자신감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상한 세계화이고 세계관입니다.
우리말 한자독음의 역사가 아직도 짙게 배어있는데도 우리는 너무 쉽게 그 문화사를 폐기처분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한글전용주의 편에 서 있지만 중국과 일본 한자음 독음을 그 나라 발음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말 한자독음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시인 김춘수는 일본어에 능통함에도 해방후 일본 이름들을 우리말 한자독음으로 적고 읽었습니다.
일본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지만 나는 그 견해에 동감합니다.
바나나
라고 읽는다고 바나나로 미국인들이 알아듣지 못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한자문화권이라 불리는 각각의 나라 그 고유의 독음을 존중해야한다는 점에서
천단강성이나 대강건삼랑은 최소한 폐기되는 발음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같이 가야합니다. 중국이나 일본 발음으로 읽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어려우며 통일하기 쉽지도 않기에
같이 가되 방점은 우리말 독음에 찍혀야 합니다. 양자택일하라면 우리말 독음에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川端康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