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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과 예술

VIS VITALIS 2016. 9. 14. 00:58


당과 예술.


당 곧 정당이 예술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것이 그 정당원에게 구속력을 지니는 것일까?

그 예술 정책의 결정은 어떻게 그 정당성을 지니는 것일까? 예술 영역 전체에 대해 정치 그 자체가 절대성을 가질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中野重治(なかのしげはる)의 약력을 읽다가 1964년 공산당으로부터 제명을 당했다는 내용을 보게 된다.


정치는 예술정책을 집행할 수 있으나 곧 선택적 지원을 통해 어떤 예술을 강화시킬 수는 읽으나 선택적 제한을 통해 어떤 예술을 제거해서는 안된다. 아주 광범위하게 예술창작의 자유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의 속성과 상반되는 것일까? 권력에 방해되는 것을 권력이 그냥 둘 리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권력의 속성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범한 인내력을 통해 그 경향은 제어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쉽게 권력남용으로 직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과 예외에 관한 나의 지론 곧 "일반 없는 예외 없고 예외 없는 일반 없다"는 예술과 정치에 대해서도 적용되어야 한다. 정치가 예술에 대해 통제할 때 예외를 남겨두지 않는 것은 월권이라는 의미이다. 예술적 특권을 용납하라는 것이다. 어느 영역에나 특권이 있다. 정치에도 역시 있고 문화에도 역시 있다. 그것을 건들지말라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한계를 가진, 인간이라는 보잘 것 없는 존재가 감히 절대화된 일반으로 도끼로 나무찍듯 하게 정치를 하게 해서는 안된다. 그럴 때 예외는 절대적으로 일반화되고 예술은 절대적인 반-정치가 된다. 그것은 정치영역으로 온전히 옮겨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이 예술에 대해 정책 이상의 역할을 할 때 그 사회는 저열화된다. 찰리 채플린과 미국과의 관계에서 미국의 정치는 그것의 한 예이다. 나가노 시게하루의 제명 역시 구체적인 현미경을 들고 확인해봐야겠지만 일감은 당의 결정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당은 예술에 함부로 관여해서는 안된다. 관여하더라도 개인의 창작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된다.





























http://blog.naver.com/980619mj/220775014081

中野重治,「雨の降る品川駅」 나카노 시게하루, <비 내리는 시나가와역>  글귀들 / 자료실 

2016.07.2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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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よ さようなら

金よ さようなら

君らは雨の降る品川駅から乗車する

신(辛), 잘 가게

김(金), 잘 가게

자네들은 비 내리는 시나가와역에서 승차한다


李よ さようなら

も一人の李よ さようなら

君らは君らの父母の国にかえる

이(李), 잘 가게

또 한 명의 이(李), 잘 가게

자네들은 자네들의 부모의 나라로 돌아간다


君らの国の川はさむい冬に凍る

君らの叛逆する心はわかれの一瞬に凍る

자네들 나라의 강은 추운 겨울에 얼어붙는다

자네들의 반역하는 마음은 작별의 순간에 얼어붙는다


海は夕ぐれのなかに海鳴りの声をたかめる

鳩は雨にぬれて車庫の屋根からまいおりる

바다는 일몰가운데 파도소리를 높인다

비둘기는 비에 젖어 차고의 지붕에서 춤추듯 내려온다


君らは雨にぬれて君らを追う日本天皇を思い出す

君らは雨にぬれて 髯 眼鏡 猫背の彼を思い出す

자네들은 비에 젖어 자네들을 쫓는 일본천황을 생각한다

자네들은 비에 젖어 수염 안경 굽은 등의 그를 생각한다


ふりしぶく雨のなかに緑のシグナルはあがる

ふりしぶく雨のなかに君らの瞳はとがる

쏟아지는 빗속에 초록색 신호등이 들어온다

쏟아지는 빗속에 자네들의 눈동자는 날카로워진다


雨は敷石にそそぎ暗い海面におちかかる

雨は君らの熱い頬にきえる

비는 자갈에 부어져 어두운 해면으로 떨어진다

비는 자네들의 뜨거운 뺨에 사라진다


君らのくろい影は改札口によぎる

君らの白いモスソは歩廊の闇にひるがえる

자네들의 검은 그림자는 개찰구를 스쳐 지나간다

자네들의 하얀 옷자락은 복도의 어둠에 펄럭인다


シグナルは色をかえる

君らは乗りこむ

신호등은 색을 바꾼다

자네들은 올라탄다


君らは出発する

君らは去る

자네들은 출발한다

자네들은 떠난다


さようなら 辛

さようなら 金

さようなら 李

さようなら 女の李

잘 가게 신(辛),

잘 가게 김(金),

잘 가게 이(李),

잘 가게 여인 이(李),


行つてあのかたい 厚い なめらかな氷をたたきわれ

ながく堰かれていた水をしてほとばしらしめよ

日本プロレタリアートのうしろ盾まえ盾

さようなら

報復の歓喜に泣きわらう日まで

가서 저 견고한 두꺼운 매끄러운 얼음을 때려부숴라

오랫동안 막혀있던 물로 하여금 솟구치게 하여라

일본 프롤레타리아의 전위요 후위

잘 가게

복수의 환희로 울고 웃는 날까지



*프롤레타리아 문학운동에 참가했던 시인 나카노 시게하루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동지들에게 쓴 시. 이 시는 당시 조선어로 번역된 버전이 있으나, 이 번역은 일본어 버전을 개인적으로 번역한 것으로 의역이 섞여 있는 것을 양해바람. 여담으로 임화의 <우산받은 요코하마 부두>는 이 시에 대한 답시다. 



















우산 받은 요코하마의 부두/임화 

 

항구의 계집애야! 이국의 계집애야!
독크를 뛰어오지 말아라 '독크'는 비에 젖었고
내 가슴은 떠나가는 서러움과 내어쫓기는 분함에 불이 타는데
오오 사랑하는 항구 '요코하마'의 계집애야!
'독크'를 뛰어오지 말아라 난간은 비에 젖어 있다


"그나마도 천기가 좋은 날이었다면?"……
아니다 아니다 그것은 소용없는 너만의 불쌍한 말이다
너의 나라는 비가 와서 이 '독크'가 떠나가거나
불쌍한 네가 울고 울어서 좁다란 목이 미어지거나
이국의 반역 청년인 나를 머물러 두지 않으리라
불쌍한 항구의 계집애야 ― 울지도 말아라


추방이란 표를 등에다 지고 크나큰 이 부두를 나오는 너의 사나이도 모르지는 않는다
네가 지금 이 길로 돌아가면
용감한 사나이들의 웃음과 아지 못할 정열 속에서 그 날마다를 보내이던 조그만 그 집이
인제는 구둣발이 들어나간 흙자죽밖에는 아무것도 너를 맞을 것이 없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항구의 계집애야! ― 너 모르지는 않으리라
지금은 '새장 속' 에 자는 그 사람들이 다 ― 너의 나라의 사랑 속에 살았던 것도 아니었으며
귀여운 네 마음속에 살았던 것도 아니었었다.


그렇지만―
나는 너를 위하여 나는 너를 위하야
그리고 그 사람들은 너를 위하고 너는 그 사람들을 위하야
어째서 목숨을 맹세하였으며
어째서 눈 오는 밤을 몇 번이나 거리에서 새었든가


거기에는 아무 까닭도 없었으며
우리는 아무 인연도 없었다
더구나 너는 이국의 계집애 나는 식민지의 사나이
그러나 ― 오직 한 가지 이유는
너와 나 ― 우리들은 한낱 근로하는 형제이였던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다만 한 일을 위하야
두 개 다른 나라의 목숨이 한 가지 밥을 먹었던 것이며
너와 나는 사랑에 살아왔던 것이다


오오 사랑하는 '요코하마'의 계집애야
비는 바다 위에 나리며  물결은 바람에 이는데
나는 지금 이 땅에 남은 것을 다 두고
내 어머니 아버지 나라로 돌아가려고
태평양 바다 위에 떠서 있다
바다에는 긴 날개의 갈매기도 올은 볼 수가 없으며
내 가슴에 날던 '요코하마'의 너도 오늘로 없어진다


그러나 '요코하마'의 새야―
너는 쓸쓸하여서는 아니 된다 바람이 불지를 않으냐
하나뿐인 종이 우산이 부서지면 어쩌느냐 
어서 들어가거라
인제는 네 '게다' 소리도 빗소리 파돗소리에 묻혀 사라졌다
가보아라 가보아라
내야 쫓기어 나가지만은 그 젊은 용감한 녀석들은
땅에 젖은 옷을 입고 쇠창살 밑에 앉어 있지를 않을 게며
네가 있는 공장엔 어머니 누가 그리워 우는 북륙(北陸)의 유년공이 있지 않으냐
너는 그 녀석들의 옷을 빨어야 하고
너는 그 어린것들을 네 가슴에 안아주어야 하지를 않겠느냐―
'가요'야! '가요'야! 너는 들어가야 한다
벌써 싸이렌은 세 번이나 울고
검정 옷은 내 손을 몇 번이나 잡아다녔다
인제는 가야 한다 너도 가야 하고 나도 가야 한다


이국의 계집애야!
눈물을 흘리지 말아라!
거리를 흘러가는 '데모' 속에 내가 없고 그 녀석들이 빠졌다고―
섭섭해하지도 말아라
네가 공장을 나왔을 때 전주(電柱) 뒤에 기다리던 내가 없다고―
거기엔 또다시 젊은 노동자들의 물결로 네 마음을 굳세게 할 것이 있을 것으며
사랑에 주린 유년공들의 손이 너를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다시 젊은 사람들의 입으로 하는 연설은 
근로하는 사람들의 머리에 불같이 쏟아질 것이다
들어가거라! 어서 들어가거라
비는 '독크'에 내리고 바람은 '덱기'에 부딪친다.
우산이 부서질라―멪
오늘 ― 쫓겨가는 이국의 청년을 보내주던 그 우산으로 내일은 내일은 나오는 그 녀석들을 맞으러

'게다' 소리 높게 경빈가도(京濱街道)를 걸어야 하지 않겠느냐


오오 그럼은 사랑하는 항구의 계집애야
너는 그냥 나를 떠나보내는 스러움
사랑하는 사나이를 이별하는 것은 작은 생각에 주저앉일 네가 아니다
네 사랑하는 나는 이 당에서 쫓겨나지를 않는가
그 녀석들은 그것도 모르고 갇혀 있지를 않은가 이 생각으로 이 분한 사실로
비달기 같은 네 가슴에 발갛게 물들어라
그리하야 하얀 네 살이 뜨거워서 못 견딜 때
그것을 그대로 그 얼굴에다 그 대가리에다 마음껏 메다쳐버리어라


그러면 그때면 지금은 가는 나도 벌써 부사, 동경을 거쳐 동무와 같이 '요코하마'를 왔을 때다
그리하야 오래동안 서러웁던 생각 분한 생각에
피곤한 네 귀여운 머리를
내 가슴에 파묻고 울어도 보아라 웃어도 보아라
항구의 내의 계집애야!
그만 '독크'를 뛰어오지 말어라
비는 연한 네 등에 나리우고 바람은 네 우산에 불고 있다

 

 


(『현해탄』. 동광당서점. 1938 : 『임화전집 1』. 풀빛. 1988)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4편 수록 중 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