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북한산 쪽에 길게 흑용이 걸쳐있는 듯한 구름을 저녁에 보았다.
부릴 수 있는 화가가 있었다면 그것을 흑백을 사용하여 그리라 명했을 것 같았다.
북한산 보다 더 길게 뻗어있고 더 높게 있었기에 그것이 더욱 커보이고
또 검은 구름이 상서롭게 펼쳐져 용의 형상에 가까왔으므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 때,
다른 일상은 저절로 잠복하게 된다.
좀 더 크고 웅장한 것에 대해 생각이 미치면 눈물이 일 것만 같다.
삶이 작은 것일까? 삶은 크데 잡히는 것은 작은 까닭일까?
울음과 슬픔, 울음이 무상(아니타)이라면 슬픔은 고(듀카)이다.
그 울음을 아픔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 아픔을 몸뚱아리에 그 슬픔을 생각에 대응시켜도 좋을 것이다.
아픔과 슬픔, 그것이 원리에 가까운 것임을 살수록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된다.
사람이 같이 걷는다.
그저 슬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