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들의 열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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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운경한(白雲景閑)스님 (1298~1374)
사람이 칠십을 사는 것 / 옛부터 드문 일인데
일흔일곱까지 살다가 / 일흔일곱이 되어 떠나니
곳곳이 내가 가는 길이요 / 모두가 내 고향이라
어찌 상여를 만드리오 / 이대로 고향으로 돌아가니
내 몸은 본래 있는 것이 아니요 / 마음 또한 머물 곳 없어라
한 줌 재는 사방에 뿌리되 / 시주의 땅을 더럽히지 말라
(人生七十歲 / 古來亦希有 / 七十七年來 / 七十七年去 / 虛濫皆歸路 / 頭頭是故鄕 / 我身本不有 / 心亦無所住 / 作灰散十方 / 勿占檀那地)
■ 태고보우(太古普愚)스님 (1301~1382)
삶이란 물거품과 같나니
팔십 평생이 일장춘몽이로다
이제 길을 떠나며 가죽 껍데기를 벗자니
둥그런 붉은 해는 서산에 떨어지노라
(人生命若水泡空 / 八十餘年春夢中 / 臨路如今放皮袋 / 一輪紅日下西峰)
■ 나옹혜근(懶翁惠勤)스님 (1320∼1376)
칠십팔 년 고향으로 돌아가니
이 산하 대지 온 우주가 법계이네
삼라만상 모든 것은 내가 만들었으니
이 모든 것은 본래 내 고향일세
(七十八年歸故鄕 / 天地山河盡十方 / 刹刹塵塵皆我造 / 頭頭物物本眞鄕)
■ 허응보우(虛應普雨)스님 (1515~1565)
부질없이 왔다가 부질없이 고향에 돌아가네
오십여 년 간 온갖 미친 놀음하다가
인간의 부귀영화 모두 마치고
허수아비 중 모습 버리고 푸른 하늘로 간다
(幻人來入幻人鄕 / 五十餘年作戱狂 / 弄盡人間榮辱事 / 脫僧傀儡上蒼蒼)
■ 청허휴정(淸虛休靜)스님 (1520~1604)
천 가지 계획 만 가지 생각
붉은 화로에 한 송이 눈일세
진흙소가 물 위로 가니
하늘과 땅이 갈라지네
(千計萬思量 / 紅爐一點雪 / 泥牛水上行 / 大地虛空烈)
■ 부휴선수(浮休善修)스님 (1543~1615)
칠십 년 동안 환영의 바다에 놀다가
오늘 아침 이 몸 벗고 근원으로 돌아가네
본성은 확연하여 걸릴 것 없나니
여기에 어찌 깨달음과 나고 죽음이 있으리
(七十餘年遊幻海 / 今朝脫却返初源 / 廓然空寂本無物 / 何有菩提生死根)
■ 고한희언(孤閑熙彦)스님 (1561~1647)
공연히 이 세상에 와서
지옥의 찌꺼기만 만들고 가네
내 뼈와 살은 저 숲속에 버려두어
산짐승들의 먹이가 되도록 하라
(空來世上 / 特作地獄滓矣 / 命布骸林麓 / 以飼鳥獸)
■ 소요태능(逍遙太能)스님 (1562∼1649)
해탈은 해탈이 아니요
열반을 어찌 고향이라 하리요
저 칼날빛 빛나리
입벌리면 그대로 목이 잘리네
(解脫非解脫 / 涅槃豈故鄕 / 吹毛光 / 口舌犯鋒)
■ 경허성우(鏡虛惺牛)스님 (1849~1912)
마음달이 뚜렷이 밝아서
그 빛이 만상을 삼켰네
빛과 경계 모두 없으면
다시 이 무슨 물건인가
(心月孤圓 / 光呑萬像 / 光境俱忘 / 復是何物)
자료참조 : <죽어서 詩가 되는 삶이 있습니다> 정휴스님
[불교신문 2797호/ 3월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