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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VIS VITALIS 2016. 2. 25. 12:33

   

절망
ㅡ 김수영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데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
하지 않는다








   바람은 딴데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바람은, 구원은, 반성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다만 온다는 것이 중요한 것일까요?
다른 건 그렇다고 하더라도 절망은 반성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절망을 주는 자들이 반성하면 더욱 좋겠지만 그 절망을 숙명처럼 여기지 않고 절망에 대항하는 자기각성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각성하여 반성하지 않는 절망에 대항하였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자식을 생각하더라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절망이 반성하도록 해야하겠지만 반성이 절망의 생리가 아니라면 그에 대한 싸움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반성하지 않는 절망이 번성하는 꼴을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