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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다리 一橋
VIS VITALIS
2021. 6. 22. 17:00
一橋 히토쯔바시 이것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그녀는 대학원생이었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여진족의 여인 또는 함흥 어디쯤의 여인을 닮았을 것이라고 상상케하였다 키가 컸고 씩씩하게 걸었으며 웃음은 백합처럼 활짝 피었다 그녀를 김포공항에서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길 하루하루 그리움으로 숨이 막혔다 생전 처음 비행기를 타고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 나리타 공항에서 내려 전철을 타고 어느 낯선 곳의 이방인처럼 서성이며 기다리다 그녀를 만났다 도쿄시내에서 밥을 같이 먹었다 그 부모님 집에서 손님에게 먼저 쓰게한다는 목욕물로 씻은 뒤 하루를 묵었다 다음날 아침 가마쿠라로 향했다 대불을 보고 근처 해안에서 쉬다가 이리저리 놀다가 또 같이 스티커 사진도 찍다가 또 시장통을 걷다가 또 걷다가 신사에서 점을 치다가 또 걷다가 모노레일을 타고 흰색 요트 대 여섯대가 떠있는 바다를 구경하며 발레리의 시 해변의 묘지를 얘기하였다 그녀가 좋아한다는 재즈 연주자 얘기를 들었다 도쿄 시내에서 밥을 같이 먹은 뒤 그녀의 집 근처 외국에 잠시 가 있는 친구 원룸에서 맥주를 기울이며 밤 늦게 얘기에 취했다 빗발치는 전화에 그녀는 존 콜트레인의 음반을 틀어놓은 뒤 내일을 기약하였다 내일은 내가 서울로 돌아가는 길 우에노 공원에서 풀밭 위의 식사를 하고 공항버스에 몸을 실었다 서로 얘기하는 도중에 그녀도 졸고 나도 졸았다 공항에서 창가좌석으로 바꿔준다며 그녀가 분주하였다 시간은 막바지로 치닫고 그녀와 나는 출국대 앞에 같이 섰다 나는 그녀의 사진을 찍었고 그녀는 나의 사진을 찍었다 막상 할 말이 없어서 잘 대해줘서 고맙다고 하자 아무에게나 그러는게 아니에요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렇게 그 날 헤어지고 ......이십년이 넘었다 애기 엄마가 된 그녀와 애기 아빠가 된 나는 어쩌면 한번은 다시 만날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