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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
VIS VITALIS
2021. 1. 26. 21:52
내가 산 것 같지 않다
그럼 뭣이 지금껏 살았나
승조는 형장의 칼날 앞에서
사대와 오온은
춘풍과 같아
텅빈 바람을 벨뿐이라 하였지
그럼
누가 죽은 것인가
돌아보건대
이런 저런 크거나 작은 사건의 충돌
그 긴장과 이완이
생의 꾸러미를 굴비꿰듯
아니 틈새 짓듯 만들어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획 연출의 주체는 내가 아니다
나는 나를 잃었다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애초 내가 없었는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든다
살아있고
살고있는 이 놈은 뭔가
작자없는
무명씨 이야기의 주인공인가
아니 그 붓의 먹물인가
곧잘 묻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