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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9일 오전 01:08 <<불기 둘다섯여섯하나>>

VIS VITALIS 2017. 4. 19. 01:41

역사의 종언! 30대 중반의 젊은이 또는 (주장에 따라서는) 20대 중반의 젊은이인 고타마 붓다는 인류역사의 종언을 경험하였다. 인간진화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홀로 우뚝 홀연히 일탈하셨다. 비역사의 시작.

후대에 득도라고 부르기도 하고 정각성취라고 하기도 하고 깨달음이라고 하기도 하고...여러 말로 같은 사건을 지칭하는 그 때가 바로 인간역사가 끝나고 또는 굴절하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므로 불기는 마땅히 그 순간을 기점으로 하여 시작되어야한다. 그러나 그 시간을 정확히 특정하기는 어렵다. 아직은 날자의 특정은 커녕 그 해를 어름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비역사의 시작인 그 순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부처님은 그 후 비역사의 역사를 살으셨고 후대의 불교도는 그 비역사의 역사를 또한 함께 살고있다. 우리는 부처님이라는 담벼락에 담쟁이처럼 매달려있다. 우리는 역사가 비역사가 된 그 순간을 함께 살고있다. 우리는 역사의 시간과 비역사의 시간이 동거할 수 있음을 보리수에서 사라쌍수 사이에 펼쳐진 길 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번도 들킨 적 없던 시간이 들킨 채 부처님의 몸 근처에 떠돌거나 안으로 어색하게 들어가 낯설게 흘렀을 것이다. 인간 역사에 한 번도 없었을 그런 시간이 흘렀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등으로도 배로도 아닌 옆구리로 누운 채 마치 옆구리에서 나오셨던 것처럼 적멸에 드셨다.

비틀즈가 꿈꾸었던 옐로우 서브마린(노란 잠수함)에 들어간 것과 같은 불자들은 역사 위에 비역사를 아로 새기며 살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철창 안에서 또한 동시에 그 철창이 깨져 흩어진 그 곳-이제 더 이상 철창 안이 아니니 철창 밖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 곳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니 이렇게 말해도 좋을 것이다. 인간 역사는 두 번 태어난다. 한 번은 그냥, 또 한 번은 부처님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