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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남이 씹고 있다가 뱉은 음식물과 같다.(구마라집)

VIS VITALIS 2017. 4. 9. 22:19


아래의 두 번역을 비교해보면 첫 번째 번역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2번은 "부처님을 뵙는 의식은 부처님의 덕을 노래로 찬탄하는 것을 귀히 여긴다."이라는 물주구문이 마음에 안들고

1번의 경우에는 국속國俗의 속을 국민성으로 옮긴 것이 마음에 안들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1번이 훨씬 이해가 잘된다. 


(번역서를 내려는 사람의 경우) 한글이 안되면 번역을 하지 말아야 한다.





1. 후나야마 토오루船山徹 ふなやま とおる의 번역

佛典はどう漢譯されたのか: -トラが經典になるとき/ 船山徹 著  東京: 岩波書店, 2015(c2013)


高僧傳2:「天竺國俗, 甚重文製其宮商體韻, 以入絃為善凡覲國王, 必有贊德見佛之儀以歌歎為貴經中偈頌皆其式也但改梵為秦失其藻蔚雖得大意殊隔文體有似嚼飯與人非徒失味乃令嘔噦也。」(CBETA, T50, no. 2059, p. 332, b25-29)

천축국의 국민성은 몹시도 문학작품을 중시한다. 그 성조의 리듬은 오선악보에 놓아도 훌륭할 것이다. 무릇 국왕을 알현하려면 반드시 덕을 찬미하고 부처님을 뵙는 의례에 있어서도 시가詩歌로 찬탄하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경전 가운데의 게송은 모두 그런 형식의 것이다. 다만 범문을 중국어로 바꾸게 되면 그 아름다운 문조(文藻)[조위藻蔚: 文辭美煥]를 잃게 되는데 대의(大意)는 잡아내겠지만 완전히 문체文體에 어긋남이 생겨나게 된다. 마치 밥을 씹어서 다른 사람에게 주게 되면 맛만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구토를 재촉하는 것과 같다.



2. 한글대장경 개정판의 번역


天竺國俗甚重文製其宮商體韻以入絃爲善凡覲國王必有贊德見佛之儀以歌歎爲貴經中偈頌皆其式也但改梵爲秦失其藻蔚雖得大意殊隔文體有似嚼飯與人非徒失味乃令嘔噦()

고승전 2(ABC, K1074 v32, p.778c02-c10)

천축국의 풍속은 문장의 체제를 대단히 중시한다. 그 오음(五音)의 운율(韻律)이 현악기와 어울리듯이, 문체와 운율도 아름다워야 한다. 국왕을 알현할 때에는 국왕의 덕을 찬미하는 송()이 있다. 부처님을 뵙는 의식은 부처님의 덕을 노래로 찬탄하는 것을 귀히 여긴다. 경전 속의 게송들은 모두 이러한 형식인 것이다.

그러므로 범문(梵文)을 중국어로 바꾸면 그 아름다운 문채(文彩)를 잃는 것이다. 아무리 큰 뜻을 터득하더라도 문장의 양식이 아주 동떨어지기 때문에 마치 밥을 씹어서 남에게 주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다만 맛을 잃어버릴 뿐만이 아니라, 남으로 하여금 구역질이 나게 하는 것이다.” 고승전2(ABC, K1074 v32, p.778c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