危言危行, 危多安少
曰(공자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邦有道(방유도)엔 危言危行(위언위행)하고,
“나라가 道가 있을 때에는 말을 높게 하고 행실을 높게 하며,
邦無道(방무도)엔 危行言孫(위행언손)이니라.”
나라가 道가 없을 때에는 행실을 높게 하되 말은 공손하게 하여야 한다.”
-논어 헌문 4장-
今釋(茶山의 해석)
공자께서는“국가의 정치가 밝을 때는 바른 도리에 의해서 올바른 말을 하며, 행동도 바른 도리에 의해서 굽히지 않고 올바르게 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의 정치가 밝지 못할 때는 행동은 여전히 비굴하게 해서는 안 되지만,말을 할 때는 겸손하고 조심스럽게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고 하여, 道가 있을 때에는 말과 행동을 정직하게 하지만, 道가 없을 때에는 말을 순순히 하여 현명하게 잘 처신하는 처세술을 가르치고 있다.
朱註(朱子의 집주)
①朱子(朱熹)
危는 高峻也요 孫은 卑順也라. (陳氏曰 高峻者는 廉隅之稱이니 非詭險也요 卑順者는 加謙恭之意니 非阿諛也라)
危(위)는 높고 험한 것이요, 孫(손)은 낮추고 순종함이다.(진씨 가로대 高峻은 청렴함과 절개를 일컬음이니 속이고 음험함이 아니고, 卑順은 겸손함과 공손함을 더한 뜻이니 아첨함이 아니니라.)
②尹氏(尹焞)
尹氏曰 君子之持身은 不可變也이니와 至於言하여는則有時而不敢盡하여 以避禍也라. 然則爲國者 使士言孫이 豈不殆哉아
윤씨(윤돈)가 말하였다. 군자의 몸가짐은 변할 수 없거니와, 말에 이르러서는 때로는 감히 다하지 못하여 화(禍)를 피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라를 위하는 자가 선비로 하여금 말을 겸손하게 하는 것이 어찌 (나라가) 위태롭지 않겠는가?
家苑 註(가원 이윤숙 선생의 집주
言行(언행)은 위정자가 정사를 펼치는데 있어 바깥으로 드러나는 가장 중요한 표현 방식이다. ?주역? 계사상전 제8장에서 공자는“言行은 君子之樞機니 樞機之發이 榮辱之主也라 言行은 君子之所人天地也니 可不愼乎아(언행은 군자의 지도리와 기틀이니 추기의 발함이 영화와 욕됨의 주가 됨이라. 언행은 군자가 이로써 천지를 움직이는 바이니 가히 삼가지 아니하랴!)고 하였듯이 언행을 중시하였다.
다만 사람이 말만 해놓고 행동이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자는 ‘言’보다는 ‘行’을 중시하였다. 이에 공자는 나라에 道가 있거나 없거나 ‘行’에 있어선 다 같이 ‘危行’하라고 한 반면에 ‘言’에 대해선 구별하여 말하였다.
儒家의 덕목인 孝弟忠信 恭敬 仁義禮智 등은 말보다는 행동에 의해 드러난다. ‘德行’이 그것이다.
나라에 道가 있든 없든 덕행은 일관되게 실천하라는 의미에서‘危行’의 '危'는‘바르다, 엄정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危言’은 나라에 道가 있을 때는 儒家의 가르침대로‘바르고 엄정하게 말하라’는 뜻이다. 나라에 道가 없을 때는 위정자들 간의 반목과 갈등으로 ‘말(言)’을 둘러싼 시시비비가 심하다.
일관된 직언이나 간언이라 하더라도 이를 곡해하거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이에 공자가 본의 아니게 쓸데없는 禍를 부를 가능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나라에 道가 없을 때에는‘말(言)’을 조심하라는 뜻에서‘孫’하라고 하였고, 강조의 의미로 ‘孫言’이 아닌 ‘言孫’으로 하였다.
1, 危(위) : 곧게, 엄격하게, 고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