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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VIS VITALIS
2016. 5. 11. 11:30
살다보니
자꾸만 마음에 하나씩 둘씩
바위들이 치워져
휑하다
그렇다고 마당이 또는 들판이
꽃으로 더 가득 채워지는 것도 아니다
바위의 자리에는 바위가 있어야했고
꽃이 있는 자리에는 꽃이 있어야했다
나의 자리는 없어야했다
나의 자리가 그렇게 휑하니 커진 뒤에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아니 그것이 들킨다
잘못을 만들었기에 잘못을 치운다고 생각한 것이다
제 길을 가는 사람들은 함부로 어울리지 않는다
제 할 일이 너무 많아 그 부지런함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늘 좇을 뿐이나 늘 더딜 뿐이다
삶이 그러한지도 모른다
더 게으를 수도 더 부지런할 수도 없음
마음에 슬픔이 고였다
더욱 고인다
바위를 치운 자리에
말이 얹히었고
화가 얹히었고
힘이 얹히었고...
참으로 많은 것이 쓸데 없이 얹히었기 때문이다
바위를 치우지 말자
제 갈 길 가는 삶에서 조금도 흐트러지지말자
그것이 오히려 낫다
비록 온전한 것이 아니더라도
다른 것 보다는 훨씬 나은 것이 틀림 없으니까
그러므로
나는 제 갈 길에서
제 길을 마중하고
제 길을 배웅할 뿐이다
그것만이 참으로 아름다운 짐이다
내가 내 뜻과 함께 모두가
뒷짐만 진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할 따름이다
사랑하대 때를 뺏기지도 맘을 뺏기지도 말아야 한다
홀로 그 드넓은 땅이 줄어들면 좋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