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스님들(법보신문 기사)
1969년 서경보 스님을 시작으로 2016년 현재까지 박사학위를 수여 받은 스님들의 현황을 도표로 정리했다. 조계종 교육원이 제공한 박사스님 목록을 바탕으로 했으며 불교서지학자인 이철교 선생이 정리한 박사학위 논문 목록 등에 본지가 추가로 조사한 결과를 종합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총 165명의 박사스님이 탄생했으며,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스님이 106명,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스님이 5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가운데 학위를 수여받은 연도나 논문제목이 불명확한 일부 스님은 제외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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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까지 손에 꼽을 정도였던 박사스님 수가 1990년대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 새 박사학위를 받은 스님이 5.6배 늘어나면서 점점 뜨거워지는 스님들의 학구열을 방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런가하면 국내는 종립대, 해외는 일본으로 편중됐던 학위 취득 대학 분포가 국내 일반대학들과 미국·유럽·중국·대만 등의 대학들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69년 서경보 스님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65명 박사학위
1990년대부터 가파른 상승세
1988년 이후 비구니스님 증가
학위 취득 대학 다변화도 눈길
본지 조사에 따르면 서경보 스님이 1969년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래 현재까지 총 165명의 박사스님이 탄생했다. 서경보 스님 이후 운학 스님이 1973년 일본 고마자와대학에서, 인환 스님이 1975년 일본 도쿄대학에서, 지관 스님이 1976년 동국대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까지 박사스님은 4명에 불과했고 1980년대 역시 9명의 스님이 박사학위를 받는 데 그쳤다.
그러나 박사스님 수는 1990년대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1990년대에만 총 26명이 박사 칭호를 얻었다. 2000년대에는 상승세가 한층 가속화됐다. 2000년 3명, 2001년 3명, 2002년 5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더니 2009년에는 12명의 스님이 박사학위를 수여받는 결실을 일궈냈다. 2000년대가 배출한 박사스님은 총 63명이다.
스님들의 학구열은 2010년대에 접어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2010년 17명 등 2016년 현재까지 벌써 63명의 스님이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로 나눠보면 25명과 140명으로 20년 새 5.6배 증가했는데, 사회 전반적인 박사자의 증가가 스님들의 높아지는 학문적 성취 의지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학위 취득 학교의 다변화다. 1990년대까지 동국대와 일본의 대학들이 대다수였지만 이후에는 서울대, 고려대 등 일반대학과 중앙승가대·동방문화대학원대·위덕대·원광대는 물론 뿌나대(인도), 뻬라데니야대(스리랑카), 베이징대(중국), 프린스턴대(미국) 등으로 확산됐다. 일본의 대학은 여전히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01년 대림 스님을 시작으로 인도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스님이 7명 배출됐다는 사실은 불교의 탄생지인 인도 유학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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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스님들의 전공분야를 살펴보면 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 초기불교 8명, 불전언어 4명, 계율·윤리 11명, 불교사 12명, 포교전법 1명, 사회복지 12명, 인문사회 10명, 문화예술 9명인 데에 반해 대승불교 58명, 선불교 40명으로 대승과 선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뤘다.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대승·선이 59.4%로 절반을 훌쩍 넘겼으며 사회복지와 인문사회, 문화예술, 불전언어, 포교전법을 합친 응용분야가 21.8%, 불교사가 7.3%, 계율·윤리가 6.7%, 초기·부파불교가 4.8%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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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비구니 박사스님들도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988년 ‘북종신수의 선사상 연구’로 최초의 비구니 박사스님의 영예를 얻은 혜원 스님이 출발이었다. 이후 해주, 본각, 계환, 묘주 스님 등이 차례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1980년대 1명, 1990년대 14명, 2000년대 24명, 2010년대 28명 등 총 67명의 비구니 박사스님이 탄생했다. 총 165명 가운데 41%에 그치고 있지만 비율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