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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비웃음[自笑] 自笑吾生到底癡
VIS VITALIS
2016. 4. 21. 12:36
自笑吾生到底癡
취한 듯이 깬 듯이 반평생을 보내면서 / 如醉如醒度半生
간 곳마다 푸짐한 건 이 몸의 이름이지 / 到頭贏得此身名
진창 모래 천지인데 갈기 늦게 흔들었고 / 泥沙滿地掉鬐晩
하늘 가득 그물인데 경솔하게 날개 폈어 / 網罟彌天舒翼輕
제산에 지는 해를 누가 잡아맬 것인가 / 落日齊山誰繫住
풍파 드센 초수를 마음대로 어이 가리 / 衝風楚水可橫行
형제라고 운명이 다 같지야 않겠지만 / 同胞未必皆同命
세상물정 어두운 선비 나 자신을 비웃노라네 / 自笑迂儒闇世情
초초한 그 옷차림 바로 너를 속인 것이지 / 草草冠裳是汝欺
십년을 쏘댔지만 피곤 말고 소득이 뭔가 / 十年驅策秪奔疲
만물을 다 안다면서 대답 못하는 우자이며 / 智周萬物愚無對
천인이 이름 알아도 그 뒤에는 훼방인 것을 / 名動千人謗已隨
미인이 흔히 박명하다고 그 기록 안 보았던가 / 不見紅顔多薄命
백안으로 보는 자는 언제나 친지 쪽이데 / 由來白眼在親知
뱀비늘에 매미날개 게서 뭘 기대하리 / 蛇鱗蜩翼終何待
우스워라 나야말로 철저한 멍청이로세 / 自笑吾生到底癡
의로 인거 어디인지 갈피를 못 잡고서 / 迷茫義路與仁居
그 길을 찾으려고 약관 시절에 방황했지 / 求道彷徨弱冠初
이 세상 모든 일을 모두 다 알 양으로 / 妄要盡知天下事
책이라고 생긴 것은 다 읽기로 생각했다네 / 遂思窮覽域中書
태평시절 괴롭게도 활에 다친 새였더니 / 淸時苦作傷弓鳥
남은 목숨 이제는 그물에 걸린 고기로세 / 殘命仍成掛網魚
천 년 두고 어느 누가 나를 알 자 있을는지 / 千載有人知我否
마음 잘못 먹은 게 아니라 재주 적어 그런거야 / 立心非枉是才疏
뜬세상에 사귈 사람 몇이나 된다던가 / 浮世論交問幾人
조시사람 잘못 알고 진정으로 대해서야 / 枉將朝市作情眞
국화그림자 아래서는 시 잘한다는 이름 높고 / 菊花影下詩名重
단풍나무 단 속에선 연회가 잦은 법이지 / 楓樹壇中讌會頻
천리마 꼬리에 붙은 파리는 좋게 보고 / 驥展好看蠅附尾
개미가 기어올라도 용은 그냥 둬둔다네 / 龍顚不禁蟻侵鱗
세상의 온갖 꼴들 웃음이 절로 나와 / 紛綸物態成孤笑
동화의 먼지 속에다 묻어두고 말자꾸나 / 一任東華暗軟塵
강직하면 세상 살기 참으로 어려워 / 骯髒深知涉世難
광대들이 떼로 모여 유자라면 비웃어대지 / 俳優叢集笑儒冠
열정이라곤 전혀 없이 적은 녹이나 다투고 / 都無熱肺爭微祿
달관이나 꿈꾸면서 얼굴빛은 안 그런 체 / 未作卑顔事達官
살구나무 동산에서 술이나 늘 마시고 / 紅杏園林留酒飮
이끼 낀 집에 앉아 책을 들고 보기도 하지 / 綠苔門巷抱書看
배를 삼킬 큰 고기는 큰 바다 못 만나서 / 呑舟不遇瀛溟水
낚시 물고 낚싯대에 매달리기 일쑤라네 / 容易含鉤上竹竿
금화거나 옥서거나 세상 인연 모두 끊고 / 金華玉署解塵緣
아슴푸레 그리운 곳 소수 종산뿐이라네 소수(苕水)ㆍ종산(鍾山)은 광주(廣州)에 있음. / 苕水鍾山興杳然
아내 불러 뽕나무 심을 밭이나 더 넓히고 / 喚婦夸張桑柘圃
채소밭은 자식 시켜 가꾸라고 하면 되지 / 敎兒經略菜苽田
하늘이 점지한 복은 인색하기 그지없어도 / 天於淸福慳無比
땅이 만든 벽촌에는 풍년이 없지 않아 / 地設荒陬待有年
뭐니뭐니 해도 오늘 당장 마시는 게 제일이지 / 萬事不如今日飮
내일 일을 생각하면 그는 벌써 바보라네 / 思明日事是癡癲
낙심하고 실망하고 이십 년을 보내면서 / 圉圉纍纍二十秋
꿈속에 얻은 것을 깨고 나서 거뒀다네 / 夢中微獲覺來收
사방에 난 헛 명예 그도 모두 지나간 일 / 浮名四達已陳跡
몸말고는 있는 게 없고 남은 것은 대머리뿐 / 外物一空餘禿頭
옛날에는 강좌에서 고하를 쳤었는데 / 顧賀昔稱江左望
지금은 채릉이 농서의 추물이라오 / 蔡陵今作隴西羞
기구한 생각일랑 지금 당장 하지 말자 / 眼前莫造崎嶇想
구름 따라 물 따라 가는 대로 가면 되지 / 隨意雲行又水流
불행하게 온 빈궁을 쫓으려고 하지 말자 / 不幸窮來莫送窮
곤궁을 이기는 것 그게 영웅 호걸이지 / 固窮眞正是豪雄
재가 된 한안국을 누가 다시 돌아보리 / 成灰孰顧韓安國
강 건널 때 언제나 여마동을 만난다네 / 臨渡常逢呂馬童
사랑 받건 욕을 먹건 장주의 춘몽이요 / 寵辱莊生春夢裏
현자거나 우자거나 술취한 두보 노래 속이야 / 賢愚杜老醉歌中
어젯밤 바다 위에 부슬부슬 내린 비로 / 海天昨夜霏霏雨
잡다한 나무숲에 온갖 꽃들 다 폈겠다 / 雜沓林花萬樹紅
여송 과왜 풍속들이 동으로 동으로 밀려와서 / 呂宋瓜哇東復東
바람 타고 날아오는 쑥대처럼 빠르다네 / 被風吹轉似飛蓬
늘그막의 탕목읍이 장기현이 기란말가 / 晩年湯沐長鬐縣
상전벽해 다 겪은 머리 짧은 영감이로세 / 小劫滄桑短髮翁
고기반찬 상에 가득 이 어디 박한 녹인가 / 滿案魚蝦非薄祿
정원 두른 송죽은 맑은 바람 만들어낸다 / 匝園松竹也淸風
읽고 남은 천 권 책을 어디에다 쓸 것인가 / 破書千卷將何措
구덩이 속을 평지처럼 네 덕으로 살고 있단다 / 坎窞如夷是汝功
입이 많으면 쇠도 녹는 것 할머니가 아는 일이지 / 衆口銷金太母知
뭇 주먹 돌팔매를 이상하게 여길 것 없어 / 叢拳下石莫驚疑
사람들이 겁나서지 내가 미워 하는 짓 아니며 / 人方怯耳非憎我
하늘의 뜻인 것을 그 누구를 한할건가 / 天實爲之欲恨誰
북극에 별들은 어제와 똑같은데 / 北極星辰如昨日
서강의 풍랑은 어느 때나 멎을는지 / 西江風浪竟何時
막다른 골목에서 이 마음 좁아질까봐 / 窮途只怕胸懷窄
바다쪽 사립문에서 우두커니 서 있다오 / 臨海柴門竚立遲
스스로도 우스워라 내가 도저한 어리석음을 낳았으니
또는
우습구나 내 삶은 온통 어리석음이니
시 번역은 어렵다.
양홍렬은 다음과 같이 번역하였다. 生을 동사로 본 듯하다. 물론 그것이 일반적이다.
우스워라 나야말로 철저한 멍청이로세 / 自笑吾生到底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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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듯이 깬 듯이 반평생을 보내면서 / 如醉如醒度半生
간 곳마다 푸짐한 건 이 몸의 이름이지 / 到頭贏得此身名
진창 모래 천지인데 갈기 늦게 흔들었고 / 泥沙滿地掉鬐晩
하늘 가득 그물인데 경솔하게 날개 폈어 / 網罟彌天舒翼輕
제산에 지는 해를 누가 잡아맬 것인가 / 落日齊山誰繫住
풍파 드센 초수를 마음대로 어이 가리 / 衝風楚水可橫行
형제라고 운명이 다 같지야 않겠지만 / 同胞未必皆同命
세상물정 어두운 선비 나 자신을 비웃노라네 / 自笑迂儒闇世情
초초한 그 옷차림 바로 너를 속인 것이지 / 草草冠裳是汝欺
십년을 쏘댔지만 피곤 말고 소득이 뭔가 / 十年驅策秪奔疲
만물을 다 안다면서 대답 못하는 우자이며 / 智周萬物愚無對
천인이 이름 알아도 그 뒤에는 훼방인 것을 / 名動千人謗已隨
미인이 흔히 박명하다고 그 기록 안 보았던가 / 不見紅顔多薄命
백안으로 보는 자는 언제나 친지 쪽이데 / 由來白眼在親知
뱀비늘에 매미날개 게서 뭘 기대하리 / 蛇鱗蜩翼終何待
우스워라 나야말로 철저한 멍청이로세 / 自笑吾生到底癡
의로 인거 어디인지 갈피를 못 잡고서 / 迷茫義路與仁居
그 길을 찾으려고 약관 시절에 방황했지 / 求道彷徨弱冠初
이 세상 모든 일을 모두 다 알 양으로 / 妄要盡知天下事
책이라고 생긴 것은 다 읽기로 생각했다네 / 遂思窮覽域中書
태평시절 괴롭게도 활에 다친 새였더니 / 淸時苦作傷弓鳥
남은 목숨 이제는 그물에 걸린 고기로세 / 殘命仍成掛網魚
천 년 두고 어느 누가 나를 알 자 있을는지 / 千載有人知我否
마음 잘못 먹은 게 아니라 재주 적어 그런거야 / 立心非枉是才疏
뜬세상에 사귈 사람 몇이나 된다던가 / 浮世論交問幾人
조시사람 잘못 알고 진정으로 대해서야 / 枉將朝市作情眞
국화그림자 아래서는 시 잘한다는 이름 높고 / 菊花影下詩名重
단풍나무 단 속에선 연회가 잦은 법이지 / 楓樹壇中讌會頻
천리마 꼬리에 붙은 파리는 좋게 보고 / 驥展好看蠅附尾
개미가 기어올라도 용은 그냥 둬둔다네 / 龍顚不禁蟻侵鱗
세상의 온갖 꼴들 웃음이 절로 나와 / 紛綸物態成孤笑
동화의 먼지 속에다 묻어두고 말자꾸나 / 一任東華暗軟塵
강직하면 세상 살기 참으로 어려워 / 骯髒深知涉世難
광대들이 떼로 모여 유자라면 비웃어대지 / 俳優叢集笑儒冠
열정이라곤 전혀 없이 적은 녹이나 다투고 / 都無熱肺爭微祿
달관이나 꿈꾸면서 얼굴빛은 안 그런 체 / 未作卑顔事達官
살구나무 동산에서 술이나 늘 마시고 / 紅杏園林留酒飮
이끼 낀 집에 앉아 책을 들고 보기도 하지 / 綠苔門巷抱書看
배를 삼킬 큰 고기는 큰 바다 못 만나서 / 呑舟不遇瀛溟水
낚시 물고 낚싯대에 매달리기 일쑤라네 / 容易含鉤上竹竿
금화거나 옥서거나 세상 인연 모두 끊고 / 金華玉署解塵緣
아슴푸레 그리운 곳 소수 종산뿐이라네 소수(苕水)ㆍ종산(鍾山)은 광주(廣州)에 있음. / 苕水鍾山興杳然
아내 불러 뽕나무 심을 밭이나 더 넓히고 / 喚婦夸張桑柘圃
채소밭은 자식 시켜 가꾸라고 하면 되지 / 敎兒經略菜苽田
하늘이 점지한 복은 인색하기 그지없어도 / 天於淸福慳無比
땅이 만든 벽촌에는 풍년이 없지 않아 / 地設荒陬待有年
뭐니뭐니 해도 오늘 당장 마시는 게 제일이지 / 萬事不如今日飮
내일 일을 생각하면 그는 벌써 바보라네 / 思明日事是癡癲
낙심하고 실망하고 이십 년을 보내면서 / 圉圉纍纍二十秋
꿈속에 얻은 것을 깨고 나서 거뒀다네 / 夢中微獲覺來收
사방에 난 헛 명예 그도 모두 지나간 일 / 浮名四達已陳跡
몸말고는 있는 게 없고 남은 것은 대머리뿐 / 外物一空餘禿頭
옛날에는 강좌에서 고하를 쳤었는데 / 顧賀昔稱江左望
지금은 채릉이 농서의 추물이라오 / 蔡陵今作隴西羞
기구한 생각일랑 지금 당장 하지 말자 / 眼前莫造崎嶇想
구름 따라 물 따라 가는 대로 가면 되지 / 隨意雲行又水流
불행하게 온 빈궁을 쫓으려고 하지 말자 / 不幸窮來莫送窮
곤궁을 이기는 것 그게 영웅 호걸이지 / 固窮眞正是豪雄
재가 된 한안국을 누가 다시 돌아보리 / 成灰孰顧韓安國
강 건널 때 언제나 여마동을 만난다네 / 臨渡常逢呂馬童
사랑 받건 욕을 먹건 장주의 춘몽이요 / 寵辱莊生春夢裏
현자거나 우자거나 술취한 두보 노래 속이야 / 賢愚杜老醉歌中
어젯밤 바다 위에 부슬부슬 내린 비로 / 海天昨夜霏霏雨
잡다한 나무숲에 온갖 꽃들 다 폈겠다 / 雜沓林花萬樹紅
여송 과왜 풍속들이 동으로 동으로 밀려와서 / 呂宋瓜哇東復東
바람 타고 날아오는 쑥대처럼 빠르다네 / 被風吹轉似飛蓬
늘그막의 탕목읍이 장기현이 기란말가 / 晩年湯沐長鬐縣
상전벽해 다 겪은 머리 짧은 영감이로세 / 小劫滄桑短髮翁
고기반찬 상에 가득 이 어디 박한 녹인가 / 滿案魚蝦非薄祿
정원 두른 송죽은 맑은 바람 만들어낸다 / 匝園松竹也淸風
읽고 남은 천 권 책을 어디에다 쓸 것인가 / 破書千卷將何措
구덩이 속을 평지처럼 네 덕으로 살고 있단다 / 坎窞如夷是汝功
입이 많으면 쇠도 녹는 것 할머니가 아는 일이지 / 衆口銷金太母知
뭇 주먹 돌팔매를 이상하게 여길 것 없어 / 叢拳下石莫驚疑
사람들이 겁나서지 내가 미워 하는 짓 아니며 / 人方怯耳非憎我
하늘의 뜻인 것을 그 누구를 한할건가 / 天實爲之欲恨誰
북극에 별들은 어제와 똑같은데 / 北極星辰如昨日
서강의 풍랑은 어느 때나 멎을는지 / 西江風浪竟何時
막다른 골목에서 이 마음 좁아질까봐 / 窮途只怕胸懷窄
바다쪽 사립문에서 우두커니 서 있다오 / 臨海柴門竚立遲
[주D-001]의로 인거(義路仁居) : 《맹자(孟子)》이루(離婁) 상에, “인(仁)은 사람의 안택(安宅)이요, 의(義)는 사람의 정로(正路)이니라.” 하였음.
[주D-002]재가 …… 돌아보리 : 권좌에 있다가도 일단 실세(失勢)를 하면 주위에서는 냉대를 함. 한(漢) 나라 때 양 효왕(梁孝王)의 중대부(中大夫)였던 한안국(韓安國)이, 무슨 일로 죄를 받게 되었을 때 몽현(蒙縣)의 일개 옥리(獄吏)인 전갑(田甲)이 안국에게 욕을 하였다. 이때 안국은 그에게 말하기를, “죽은 재라고 해서 다시 불붙지 말라는 법이 있다더냐?" 하자 옥리가 대답하기를, “불이 붙기만 하면 오줌을 싸버리리라.” 하였다. 그로부터 얼마 후 안국은 다시 양(梁)의 내사(內史)가 되자 당시 옥리였던 전갑은 그를 찾아가 육단사죄(肉袒謝罪)를 하였다.《史記 卷108》
[주D-003]강 건널 …… 만난다네 : 궁지에 몰렸을 때는 친구도 적으로 변함. 항우(項羽)가 패하여 오강(烏江)을 건너려 할 때 항우의 옛날 친구였던 여마동(呂馬童)이 왕예(王翳)에게 저 사람이 바로 항우라고 가르쳐주어 그의 목을 베도록 했었음.《史記 項羽本紀》
[주D-002]재가 …… 돌아보리 : 권좌에 있다가도 일단 실세(失勢)를 하면 주위에서는 냉대를 함. 한(漢) 나라 때 양 효왕(梁孝王)의 중대부(中大夫)였던 한안국(韓安國)이, 무슨 일로 죄를 받게 되었을 때 몽현(蒙縣)의 일개 옥리(獄吏)인 전갑(田甲)이 안국에게 욕을 하였다. 이때 안국은 그에게 말하기를, “죽은 재라고 해서 다시 불붙지 말라는 법이 있다더냐?" 하자 옥리가 대답하기를, “불이 붙기만 하면 오줌을 싸버리리라.” 하였다. 그로부터 얼마 후 안국은 다시 양(梁)의 내사(內史)가 되자 당시 옥리였던 전갑은 그를 찾아가 육단사죄(肉袒謝罪)를 하였다.《史記 卷108》
[주D-003]강 건널 …… 만난다네 : 궁지에 몰렸을 때는 친구도 적으로 변함. 항우(項羽)가 패하여 오강(烏江)을 건너려 할 때 항우의 옛날 친구였던 여마동(呂馬童)이 왕예(王翳)에게 저 사람이 바로 항우라고 가르쳐주어 그의 목을 베도록 했었음.《史記 項羽本紀》
ⓒ 한국고전번역원 ┃ 양홍렬 (역) ┃ 1994